불출마 선언 송영길-우상호뿐

‘86그룹 퇴진론’을 공개적으로 처음 제기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26일 MBC 라디오에서 “(퇴진론의) 본질은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핵심이자 86그룹에 속하는 김 의원은 ‘용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용퇴 문제가 핵심이 아니다.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키기 위해 우리가 힘을 합쳐 노력하자”고 답했다. 인적 쇄신이 핵심이 아니라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며 한발 물러선 것. 앞서 23일 김 의원은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며 86그룹 퇴진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런 김 의원의 발언에 민주당 김우영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이런 걸 요설이라고 하는 것”이라며 “차라리 말을 말든지,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口頭禪)의 정치는 배반형”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통령자치발전비서관으로 일했던 김 대변인 역시 86그룹 인사다.
이에 따라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의 백의종군 선언, 송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을 통해 쇄신 흐름을 이어가려던 민주당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조국 수호’에 앞장섰던 초·재선 의원 그룹에서라도 반성과 쇄신 선언이 나오기를 기대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