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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무공천-불출마 꺼낸 與 “이러다 정말 질수도, 모든 카드 동원”

입력 2022-01-26 03:00업데이트 2022-01-26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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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다급한 與 연일 “인적쇄신”

“이러다 정말 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25일 송영길 대표의 전격적인 기자회견의 배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등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지역구 3곳의 무(無)공천과 함께 자신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약속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3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상황에서 송 대표가 직접 나서 승부수를 던진 것. 이 후보는 이날 송 대표의 기자회견 뒤 “고맙고, 정말로 안타깝고, 그만큼 절박하다”고 말했다.
○ 宋, 설 연휴 앞두고 ‘쇄신 승부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정성호 임종성 이용빈 의원 등과 함께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4050위원회 발대식 및 필승결의대회에서 파란 희망 디지털 통장 후원 캠페인을 홍보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송 대표는 이날 회견을 사과로 시작했다. 그는 “지난해 5월 2일 민주당 이름만 빼고 다 바꾸겠다고 약속하며 당 대표에 취임한 이래 절박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면서도 “뼈아픈 부동산 정책 실패와 인사 검증 실패에도 국민께 제때, 제대로 사죄드리지 않았다. 스스로의 잘못에 엄격하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 대표는 서울 종로, 경기 안성, 충북 청주 상당 지역구의 무공천을 약속했다. 세 곳 모두 재·보궐선거의 귀책사유가 민주당에 있는 지역구다. 여권 관계자는 “당초 이 후보와 송 대표 모두 무공천 의사가 강했다”며 “의석 몇 석 더 얻으려다 대선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무소속 윤미향 이상직 의원과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여기에 5선 의원이자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 간판인 송 대표는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지역구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한다”고 동참을 당부했다. 송 대표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86그룹의 핵심인 우상호 의원도 이날 “부족했던 점을 부끄럽게 반성한다”며 지난해 선언했던 차기 총선 불출마를 재차 약속했다.

전날 이 후보의 최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백의종군을 선언한 데 이어 당을 이끄는 송 대표까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인적 쇄신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무속에 의지하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은 그래도 반성이라도 한다는 이미지를 설 연휴 밥상 위에 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 후보 측은 친문(친문재인) 강경파로 꼽히는 초·재선들의 반성도 기대하고 있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조국 수호’와 부동산 3법 처리에 앞장섰던 초·재선들은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반성문을 써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권 내에서도 이날 발표가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배가 아픈데 발등에 소독약 바르는 격”이라며 “청와대에서 정하면 여당이 무조건 앞장서서 해치웠던 것 등 그간의 행동에 대해서도 분명히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절박한 與,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송 대표는 이날 무공천 결정 등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당 지도부와도 사전에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 소속의 한 의원은 “오늘 새벽에야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만 통보받았다”며 “쇄신안이란 게 결국 당 내부에는 불편할 수밖에 없는 내용인 만큼 당 대표가 총대를 메고 극약처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송 대표가 자신의 불출마 등 배수진을 친 것에 대해 한 여권 인사는 “현 판세에 대한 우려가 팽배하다”며 “결국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다 동원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송 대표도 기자회견 뒤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책임 정치를 해야 한다”고 설득했다고 한다.

다만 이날 송 대표가 약속한 ‘동일 지역구 4선 연임 금지’ 제도화는 ‘86 퇴진론’과 맞물려 추후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43명인 3선 이상 중진들에 더해 86그룹까지 빠지면 초선 의원들만 나서라는 것이냐”는 불만의 기류도 감지됐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4선 연임 금지를) 강요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의원들의 뜻을 모아 가야 하는 절차가 남았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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