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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北 박천 우라늄공장 보수공사… 19년 방치끝 재가동 준비 정황

입력 2021-12-28 03:00업데이트 2021-12-2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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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문가 위성사진 분석결과
“화력발전소-정련공장 건물 재건… 지시만 내리면 가동 가능할 것”
평산 이전 北최초 우라늄 정련시설… 트럼프가 폐쇄요구 핵시설중 하나
북한이 19년간 사실상 방치돼 온 평안북도 박천 우라늄 공장을 재가동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과 평양 외곽의 강선에서 북한이 핵무기용 우라늄 농축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정황을 파악한 데 이어 제3의 지역에서도 우라늄 농축 관련 움직임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발견된 것. 북한이 황해북도 평산 이외 지역으로는 유일하게 알려진 정제우라늄(옐로케이크) 생산시설인 박천 공장을 재건하면서 핵무기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우라늄 정련 위한 화력발전소 재건 중”
미국의 북한 분석가 제이컵 보글 씨는 25일(현지 시간) 자신의 블로그 ‘액세스DPRK’에 “2012년 3월, 2019년 2월, 올해 9월 촬영된 공장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박천 공장에서 꽤 활발한 건물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글 씨가 공개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곳의 화력발전소 건물은 2019년 2월에는 지붕 없이 골조가 드러나 보이고 화력발전소와 석탄재 야적장을 연결하는 컨베이어벨트는 철거된 상태였다.

하지만 올해 9월 14일에 찍힌 사진에는 새 화력발전소 건물이 들어서 있다. 화력발전소는 우라늄 정련 과정에 필요한 전기 공급을 위한 필수 시설이다. 보글은 “최근 사진에도 컨베이어벨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우라늄 정련을 위한) 시설 현대화 작업이 아직 끝나지는 않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우라늄 정련 공장 건물에서도 변화가 포착됐다. 기존의 짙은 회색 지붕 일부가 하얀 자재로 대체된 것이다. 보글 씨는 이를 공장 지붕을 수리한 흔적으로 분석했다. 또 공장 인근 우라늄 광산에서 채굴 활동이 지속돼 왔으며 폐기물 야적장도 계속해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후에는 폐기물 야적장 운영 장비 보관 및 주차를 위한 2900m² 규모의 공간이 생겼다. 새 회관 건물과 양어장도 등장했다. 보글은 “양어장은 마을 노동자들과 군인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美가 北에 폐기 요구한 박천에서 새 움직임”

박천은 북한 최초의 우라늄 정련 시설로 1950년대 말∼1960년대 초에 설립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래는 흑연, 희토류 등을 생산하기 위해 소련이 건설했지만 소련군 철수 이후 옐로케이크 생산공장으로 이용됐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박천에서 만들어진 정제우라늄은 영변에 있는 우라늄 농축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는 데 사용됐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평산 공장이 박천 공장을 대체하면서 2002년부터 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2월 결렬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폐쇄를 요구한 5개 핵시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보글은 “북한의 우라늄 생산은 보다 현대화된 평산 공장으로 옮겨갔지만 박천 공장이 완전히 폐쇄됐던 건 아니다”라며 “이번 정황들이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진 않지만 풍계리처럼 박천이 북한의 원자력 프로그램의 일부로 남아 있는 만큼 지시만 내려오면 가동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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