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손실보상 부족 사과, 지역화폐 50조 발행” 정부지원과 차별화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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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손실보상 정책과 선긋기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찾아 화재로 소실된 점포를 살펴보고 있다. 청량리 청과물시장은 지난 주말 발생한 화재로 점포 13곳이 불에 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청량리 청과물시장 화재현장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가 2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을 찾아 화재로 소실된 점포를 살펴보고 있다. 청량리 청과물시장은 지난 주말 발생한 화재로 점포 13곳이 불에 탔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방역을 위한 손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보상하지 못해온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20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에 대해 사과하며 문재인 정부의 손실보상책과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 후보는 “부분이 아닌 전부, 금융보다는 재정 지원, 사후가 아닌 사전 지원을 하겠다”며 보상의 3대 원칙도 제시했다. 현 정부를 향해 거세지는 방역심판론과 거리를 두는 한편 장남의 불법 도박 논란 등에 따른 위기를 차별화된 민생 정책 행보로 풀어보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장남 리스크’ 등으로 잃어버린 지지율을 정책 공약들로 만회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文 정부와 차별화+국민의힘 압박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진행된 정책발표에서 “(현 정부가) 당장 현재적 어려움을 미래의 어려움으로 미루는 금융 지원에 집중했다”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여러분의 희생에 보답하겠다”며 기존 정부 지원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발표 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정부의 국민에 대한 지원, 피해업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매우 적었고 지원 내역도 들여다보면 당장의 위기를 나중의 위기로 지연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근본 원인을 제거하지 못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내가) 오죽하면 (정부 지원을) 쥐꼬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이날 오후 ‘코로나19 소상공인 자영업자 피해단체 연대’가 주최한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도 “(현 정부가 한) 금융 지원이 가장 쉬운 일이다. 그냥 미뤄놓는 것이다”라면서 “국가가 부담할, 공동체가 부담할 비용을 빚으로 떠넘겨 개인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손실보상책에 대해 거듭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대신 ‘이재명표 정책’으로 전 국민 대상 ‘소상공인 전용 소비쿠폰’ 지급을 공약했다. 그는 “손실보상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매출 회복”이라며 “임기 내 지역화폐를 연간 50조 원 목표로 발행해 골목상권이 북적북적 살아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위기로 신용등급이 낮아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신용등급 회복을 위한 ‘신용 대사면’을 단행하겠다고도 했다. 이 외에도 △소상공인·자영업자 폐업 지원 확대 및 생계비 지원 △임차상인 임대료 완화 △중소벤처기업부 내 소상공인·자영업 전담 차관 신설 등을 내세웠다.

이날 이 후보는 정부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재차 요구하며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대선 후보 초청간담회에서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각각 요구한 50조 원, 100조 원 지원 공약을 언급하며 “나중이 아닌 지금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가 야당이 말한 50조 원, 100조 원 지원을 현실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저도 무력감을 많이 느낀다”며 “국민이 원하고 야당도 말로는 하자고 하고 여당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왜 국민주권, 1인 1표 민주국가에서 실행이 안 되는지 답답하다”고 했다.

○ 李 “남성을 집으로” 여성 표심 공략

이 후보는 이날 보육 관련 전 국민 선거대책위원회도 개최하며 ‘취약 고리’ 집중 공략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위탁부와 위탁모, 싱글맘, 싱글대디 등 일반인 8명이 참석했다. 이 후보 측은 매주 월요일 2030세대 청년과 소상공인 등 평범한 국민들이 참석해 직접 발언하는 전 국민 선대위 회의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지금까지는 ‘어떻게 하면 여성을 일터로 보낼까’를 고민했다면 이젠 ‘어떻게 하면 남성을 집으로 보낼까’를 고민해야 한다”며 육아 분담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가족 정책을 입안할 때 전통적 의미의 가족 유형을 중심으로 만들어 집행해 왔다”며 “‘정상 가족’이라는 말이 마음에 안 들던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전제로 보육 정책, 교육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교육 내용과 비용이 달라 형평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며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사회적 갈등도 예상되지만 유치원과 어린이집 통합도 정책 공약으로 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재명#손실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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