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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민주당? 우린 윤석열의 국민의힘 안 해”

입력 2021-12-19 10:13업데이트 2021-12-19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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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가 당 인수하느냐, 당이 후보 인수하느냐… 닮은 듯 다른 李·尹 선대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동아DB]
“저희는 ‘이재명의 민주당’ 식으로 갈 수 없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핵심 관계자가 12월 15일 ‘주간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 선대위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표방한 가운데 국민의힘 선대위는 ‘윤석열의 국민의힘’은 선거 전략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선 중심에 후보가 있어야 한다는 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견이 없다. 양당 선대위는 “당연히 중심은 후보”라고 말한다. 국민의힘 선대위 한 관계자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나 이준석 당대표의 경우 언론에서 존재감이 커서 그렇지, 선대위는 후보 의중대로 돌아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선대위가 ‘삼각편대’ ‘양 날개’ 등으로 줄곧 묘사되지만 실상은 원톱체제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다만 ‘윤석열의 국민의힘’은 윤 후보가 그리는 비전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앞서의 국민의힘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중도 확장이 최대 목표다 보니 ‘이재명의 민주당’ 식으로 갈 수 없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공동대표는 물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근 인사도 합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석열의 국민의힘, 이렇게 가기는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후보가 중도 확장 로드맵을 계획해서 밟아나가고 있지만, 어쨌든 당이 중심이 돼 선대위를 운영하고 있다. 선대위에 다양한 세력이 합류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드는 데 신경 쓰고 있다. 중도 세력 결집이 필요하다 보니 특정 개인이 중심이 되는 윤석열의 국민의힘으로 운영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윤 후보의 정치 이력도 짧다. 당이 후보와 상의하면서 선대위를 끌고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민의힘 선대위를 바라보는 민주당의 심경은 복잡하다. 양당 핵심 목표는 중도층 표심 잡기로 같다. 접근법은 정반대다. 윤 후보가 반(反)문재인 빅텐트를 위해 윤석열의 국민의힘을 밀쳐뒀다면, 이 후보는 정권과 차별성을 강조하고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꺼내 들었다. 문제는 후보의 원맨쇼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경쟁 후보 캠프에 몸담았던 당 관계자의 관전평이다.

“결국 당이 후보를 인수해 선거를 치르느냐, 후보가 당을 인수해 선거를 치르느냐 문제다. 기본적으로 전자가 맞다. 대선은 개인플레이로 치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후보는 정권심판 여론을 우회하고자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전략적 메시지를 던졌다. 문재인 정권은 물론, 180석을 차지하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여당과도 거리를 두는 인상을 줬다. 일견 이해하지만 답답한 측면도 있다.”

개인플레이로 난국을 돌파하기에 대선은 규모와 복잡성이 너무 크다. 자칫 과부하에 걸려 실수하거나 무리수를 두기 쉽다. ‘이재명의 민주당 플랜’ 역시 2주가 채 지나지 않아 삐걱거렸다. 이 후보가 12월 11일 경북 칠곡군을 방문해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고 발언한 데 이어 13일에는 내년 재보궐선거 무공천 카드를 만지작거리자 당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일었다. 5선 중진인 이상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12월 15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이 되겠다고 해 질겁했다”며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다. 당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거기에서 수렴되는 부분에 맞춰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李,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 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동아DB]
이상민 위원장의 지적에서 나타나듯, 양당 선대위가 후보의 뜻을 수용하는 방식은 다르다. 양쪽 다 “후보 의중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접근 방식은 반대다. 국민의힘 선대위는 후보와 당이 상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 선대위는 후보 의중에 당이 맞춘다. 선대위 구성 및 선거 전략에서도 이 같은 차이가 두드러진다.

이 후보는 선대위 출범 한 달 만인 12월 2일 16개 본부에서 6개 본부로 선대위를 축소했다. 후보 중심으로 선대위를 꾸려 기민하게 움직이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선대위는 ‘본부장 직보체계’를 마련하며 의사결정 신속성을 높였다. ‘몽골기병’에 비유되는 이유다. 민주당 한 최고위원은 “선대위는 실무 중심으로 꾸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일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자’는 기조 아래 이 후보의 생각을 잘 알면서도 두루 일할 수 있는 사람들 위주로 선대위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실무를 담당하는 본부장단에는 ‘이재명의 사람’ 비중이 크다. 김영진 총무본부장은 이 후보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윤후덕 정책본부장은 경선 과정에서부터 이 후보의 공약을 총괄했다. 김병욱 직능본부장은 이 후보 측근 그룹 ‘7인회’ 출신이다. 6개 본부 중 경선 경쟁 후보 캠프 출신 장은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이원욱 의원뿐이다. 강훈식 전략기획본부장은 무계파로 분류되고, 김영희 홍보본부장은 MBC 콘텐츠 총괄 부사장 출신으로 외부 영입 인사다. 경선 최대 경쟁자였던 이낙연계 인물은 없다.

이 후보로서도 억울한 측면이 있다. 이 후보는 당초 ‘용광로 선대위’를 기획했다. 9개의 후보자 직속 위원회를 뒀고, 이낙연 전 대표가 경선 중에 공약한 신복지와 연관된 신복지위원회도 만들었다. 이 전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오영훈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통합 행보를 보였으나 정작 선대위 출범식 이후 이 전 대표가 이 후보를 나서서 돕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경선 후 전국을 순회하며 당직자 및 지지자들을 만났다. 해당 자리에서 이 후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민주당을 위해 힘써달라”는 식으로 부탁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 전 대표가 결국 전면에서 선거를 도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대선이 석 달도 남지 않았다 보니 하루하루가 아쉽다.

“스태프·조연·감독 맡겠다”
국민의힘 선대위 본부장단은 계파를 초월해 꾸려졌다. 각계 중진 인사가 참여한 본부장단 중 윤 후보와 각별한 사이로 알려진 사람은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 정도다. 국민의힘은 여러 계파의 당 중진의원들 의견을 조율해 선거에 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중진의원은 “후보가 당에 우선한다”면서도 “주연은 윤 후보고 나머지는 스태프, 조연 혹은 감독”이라고 설명했다. 후보를 돋보이게 하려고 주변에서 보조도 하겠지만, 감독 역할 역시 고려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종인 위원장 합류로 선거가 당 중진의원들의 기대와 다르게 전개될 개연성도 있었다. 김 위원장은 ‘킹메이커’로 불릴 만큼 여러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는데, 그 과정에서 ‘여의도 차르’로 불릴 만큼 전권을 강조해왔다. 이번 선대위 합류 과정에서도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과 갈등 국면을 연출했다. 김종인-김병준-김한길이 ‘3김 체제’로 묶이는 것에 불편함을 내비친 것이다. 같은 당 김재원 최고위원이 매일같이 와인을 들고 자택을 찾아가 설득한 끝에 선대위에 합류했지만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반문재인 빅텐트를 위한 그의 영입이 자칫 ‘김종인의 국민의힘’으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당내 인사도 없지 않았다.

다만 복수의 선대위 관계자와 당 중진의원들은 김 위원장이 이번 대선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전망한다. 내년 대선이 킹메이커 경력의 마침표가 될 공산이 큰 만큼, 신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 스스로도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마지막 선거로 생각지 않을까. 선대위 참여 과정에서 한 차례 내홍을 치렀다. 본인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선대위를 이끌겠지만, 불필요한 갈등은 최대한 자제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앞서의 중진의원 역시 “이전까지 대선에서 본인 역할이나 권한이 불확실하다 보니 갈등을 빚은 측면이 있다. 이제 상황이 안정된 만큼 후보 부각에 집중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정책을 총괄하는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과 김종인 위원장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사실 역시 상황을 긍정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3일 김종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오른쪽)이 취임 인사를 위해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사를 찾아 이해찬 당시 대표(왼쪽)와 악수하고 있다.
유시민·이해찬·박영선 등판
민주당 측은 향후 이재명의 민주당과 민주당의 이재명 사이에서 균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앞서의 민주당 최고위원은 “후보가 부각되는 현 상황은 장점이자 단점이다. 현 정권에서 계승할 부분은 계승해야겠지만, 잘못된 부분은 바꿔나가야 한다. 후보 혼자 정부와 각을 세우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선대위가 후보 짐을 나눠 들어주면서 활동 영역을 넓혀줘야 한다”며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돼야 한다는 지적을 일부 수용해 후보와 당이 잘 섞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여권 이슈 메이커가 하나 둘 선대위 안팎에서 이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첫 삽을 떴다. 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는 12월 13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권이 약 90일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우리 진영 사람들이 모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에 머무르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역시 귀국해 10월 15일 후보자 직속 디지털대전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만 보이는 상황이다. 당장 선대위원장들부터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주간동아 1319호에 실렸습니다〉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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