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오수와 일할 수 있나” 돌직구…尹 “여건 되면 잘할 것”

  • 뉴스1
  • 입력 2021년 12월 15일 2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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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2021.12.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15일 ‘대통령이 되면 김오수 검찰총장과 같이 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총장의 보장된) 임기가 딱 있는 데다,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잘하지 않겠나”라고 유임할 뜻을 밝혔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로 방영된 ‘석열이형TV 시즌2’ 첫 방송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돌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답했다.

그는 ‘대통령이 돼서 인사권을 행사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전(前) 정권이 임명한 인사를 어떻게 하냐는 것인데, 김오수 검찰총장과 같이 잘 일할 수 있겠느냐’ 말에 당황한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윤 후보는 “(김오수 총장은) 제가 같이 근무도 했고, 심성도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인간관계에서 통상적으로 말할 때 인격적으로 좋은 것하고, 공적으로 자기가 책임 있게 해야 할 것을 확실하게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김오수 총장은 보장된)임기가 딱 있는 데다, 일할 수 있는 여건이 되면 잘하지 않겠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 당선돼 집권하더라도 이전 정권이 기용한 인사가 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판단이 서면 ‘보복 인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지난 3일 ‘울산 회동’ 뒤에 숨겨졌던 비하인드 스토리도 다수 공개됐다. 두 사람은 울산 회동이 성사되기 직전까지 극한의 신경전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이 대표가 울산으로 가기 하루 전 윤 후보의 측근에게 행선지를 미리 알려주는 등 ‘물밑 소통’을 했다고 한다.

윤 후보가 울산 회동 당일에 대해 “사실 내려갈 때 이준석 대표하고 다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며 “선대위 구성을 시작하면서 대표하고 도란도란 술 마실 기회도 없었는데, 이 대표가 제주도로 갔다면 거기서 회라도 한 접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지금 와서야 공개하지만, 사실 후보님과 가까운 인사 한분에게 ‘내일 울산 갈 것 같다’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며 사전 소통이 있었음을 고백했다. 윤 후보는 “(3일) 아침에 김기현 원내대표를 만났는데 ‘(이준석 대표와) 울산에서 만나기로 했다’고 해서, 제가 가 계시라고 하고 출발했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신뢰 관계’도 이날 재조명됐다. 두 사람은 윤 후보가 국민의힘 입당을 결정하기 전부터 ‘비밀 회동’을 갖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아왔다고 한다. 윤 후보가 대선 캠프를 막 꾸렸을 무렵, 이 대표가 당직자를 직접 추천해주며 각별한 배려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7월 초 대전 일정을 다녀온 날에 이준석 대표에게 ‘저희 집으로 오면 어떻겠냐’고 제안해서 집에서 처음 만났다”며 “거창하게 요리를 하지는 않고, 제가 햄샐러드를 만들어서 맥주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고 첫 만남을 언급했다.

당시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신뢰 관계’를 신신당부했다고 한다. 그는 “윤 후보를 처음 만났을 때 ‘사실 선거를 치르다 보면 서로에게 오해를 사게 만드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할 것이고, 실제로 오해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지만 저는 후보에 대해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신뢰 관계만 가지고 가면 어떤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약속은 저희 사이에서 철저히 지켜진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중간에 가끔씩 부침이 있더라도 저희끼리 만나면 바로 해소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도 “원래 정치뿐 아니라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도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내가 직접 상대하고 대화해서 판단해야지, 누구에게 듣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물론 사람이 귀가 열려있으니까 약간 움직일 수는 있지만 중요한 일을 할 때는 누가 뭐라고 전하더라도 직접 만나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인사 철학을 전했다.

한편 윤 후보는 정계 입문 후 가장 달라진 점에 대해 “과거 같으면 고개도 돌리지 않을 일에 대해서도 끝까지 보게 되는 것이 바뀐 것 같다”며 “과거보다 유연해지고 상대적인 가치관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전에는 진실에 터 잡아서 옳고 그름을 가려서 하나의 결론을 내리면 되는 직업이었는데, 정치는 다양한 생각뿐만 아니라 완전히 극과 극의 생각도 정리하고 합일점을 찾아가는 일”이라며 “소위 검사의 시각에서 보면 ‘저건 거짓말이다, 사기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드는 말도 이제는 ‘왜 저 사람이 그런 말을 할까 곰곰이 생각해보고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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