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두환 경제 성과’에…與 일각서도 “말바꾸기” 지적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3일 17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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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두환 공과’ 발언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민주당은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논란이 일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발언과는 다르다며 ‘내로남불’ 비판에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가 보수층을 겨냥한 독단적 언행으로 자칫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불신 이미지’를 스스로 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 내에선 이 후보를 이해한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후보 발언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역사를 균형되게 봐야 되지 않겠나”라며 “역사적 인식의 지역적 차이를 이번 이 후보 발언으로 좁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평가가 각 지역마다 너무 불균형이고 좀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았나”라면서 “이런 부분은 사실 어느 정도 공과 과를 올바르게 판단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을 두고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고 평가한 윤석열 대선 후보 발언과 관련해선 “결이 다르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윤 후보가 박정희, 전두환 전직 대통령의 과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한 적이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역사적 과오와 경제 성과를 함께 평가한 반면, 윤 후보는 성과 평가에 치우쳤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선대위 현근택 대변인은 “윤석열이 하면 나쁜 전두환 찬양, 이재명이 하면 좋은 전두환 찬양”이라고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향해 “윤 후보 발언을 물타기 하려고 이 후보의 진의를 왜곡한 것”이라며 “정치 불신 조장이 사명이냐”고 맹폭했다.

현 대변인은 “이 후보는 전두환씨에 대해서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생명을 해친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 범죄’라고 못박았고,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며 “일부 발언만 두고 전두환을 찬양했다고 덮어씌운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옹호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이 후보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 진영 표심에 호소하기 위해 과거 발언마저 뒤집으면 정치적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후보는 앞서 윤 후보가 전두환 옹호 논란에 휩싸이자 “집단학살범도 집단학살 빼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라며 강경하게 비판한 바 있다.

대표적인 소신파인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은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매우 부적절하다”며 “우선 내용적으로 국민의 지배적 여론이나 민주당의 기본가치에 반하고, 절차적으로도 너무 쉽게 왔다 갔다 말바꾸는 것”이라며 공개 비판에 나섰다.

이어 그는 “국가장도 못할 정도로 국민의 호된 비판을 받는 인물인데 결과가 좋으면 과정이야 어찌되든 아무 상관 없다는 위험한 결과지상주의에 너무 함몰된 것이 아닌지, 지역주의를 부추기거나 이용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가 한둘이 아니다”며 “신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 역시 KBS 라디오에 나와 “윤 후보의 발언하고는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하지만, 어쨌든 저 개인적으로는 불필요한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대구·경북 민심 탐방 중이던 지난 11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삼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한 건 성과”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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