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나는 이준석 요구사항은…“‘윤핵관’ 쳐내고 선거전략 다시 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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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3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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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으로 향하고 있다. 2021.12.3/뉴스1 © News1
당무를 중단하고 잠행 중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오후 울산 남구 국민의힘 울산시당으로 향하고 있다. 2021.12.3/뉴스1 © News1
‘당대표 패싱 논란’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대표가 3일 저녁 울산광역시 울주군 소재 한 음식점에서 만난다.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서울을 떠나 지역 방문 일정을 진행한 지 사흘만이다.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후보에게 몇몇 ‘요구사항’을 제시함에 따라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이날 회동에서 어느 수준의 대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사태 조기 수습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 대표는 우선 특정 언론의 보도에 자주 등장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합류 논의 등의 과정에서 사태를 악화시키는 강경한 언급을 해온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 배제 등 인사 조치를 복귀의 선결 조건으로 꼽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밤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올리기에 앞서 다른 글에서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위해 유보했던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없애고 청년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몫으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리고 “익명 인터뷰 하고 다니는 그분(윤 후보측 핵심 관계자) 이제 대놓고 공작질을 하고 다니는군요”라고 원색 비난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전날(2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여기까지’라면서 쓴 이모티콘(^_^p)에 대해 “‘p’는 ‘백기’를 든 것이다. 더이상 ‘윤핵관’들과 당대표가 익명으로 다투면서까지 제 의견을 개진할 의사가 없다는 백기로 쓴 것이다. ‘윤핵관’ 파리떼, 당신들이 이겼다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된 조선일보 인터뷰에서도 “정치 신인인 윤 후보가 ‘사무총장을 교체하자, 부총장을 갈자’ 하면서 자꾸 여의도식 ‘관행’을 이야기해 의아했다”며 “후보 주변의 이른바 ‘하이에나’‘파리떼’ 때문 아닌가”라고 측근 정치와 거리를 둘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윤핵관’을 자처하며 후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언사를 하는 사람들의 입을 닫게 하든지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이들(‘윤핵관’)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이상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보고 그런 대선 과정에 함께 갈 수 없다는 것을 표명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대표가 자청해서 맡기로 한 선대위 홍보·미디어본부장직을 놓고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먹으려 한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인사를 겨냥해 극도의 불쾌함을 드러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이런 ‘홍보비’를 언급한 ‘윤핵관’에 대해 “이 대표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소문을 들으신 거 같은데 저는 그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듣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이 대표는 “(‘윤핵관’이란 분들이) 당을 한달간 쑥대밭을 만드는 걸 보면서 후보가 내용을 파악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현재 드러나고 있는 선거캠페인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큰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구상해왔던 선거전략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어서, 이 상태라면 자신이 할 일이 없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후보 의중에 따라 이뤄진 선대위 인선과 그들이 주도하는 캠페인 전략을 보면 내가 구상한 대선전략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봤다”며 “난 젊은 층과 호남 유권자 등 외연확장을 통한 ‘바람선거’를 구상했는데 윤 후보 캠페인을 보면 ‘충청대망론+조직선거’ 전략 아니냐”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윤 후보와의 적극적인 소통도 요청하고 있다. 이 대표는 “후보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100% 후보 뜻에 동의해줄 수 있다”고도 했다.

결국 윤 후보가 아닌 윤 후보 주변 일부 인사들이 문제이며, 윤 후보가 이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선거전략을 오래 구상해온 당대표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달라는 요구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이 대표가 윤 후보에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인 현재의 선대위에 대한 일부 재편 방향이나 김종인 전 위원장 합류 문제에 대해 다시 의견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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