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유언 공개… “5·18 희생자에 너그러운 용서 구해”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10-27 14:25수정 2021-10-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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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지병 악화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고인은 1987년 6월 항쟁 직후 집권 민정당(민주정의당) 대선 후보로서 ‘6·29 선언’을 발표해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인 뒤 그해 12월 13대 대선에서 당선된,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첫 대통령이었다.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캡처) 2021.10.26/뉴스1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언이 27일 유족인 아들 노재헌 변호사를 통해 공개됐다.

노 변호사는 이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국가에 대해 생각과 책임이 컸기 때문에 잘했던 일, 못했던 일 다 본인의 무한 책임이라 생각하고 계셨다”며 “특히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특히 재임 하시자 마자 광주 5·18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그 이후에 5·18 관련된 처벌도 받으시고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에서 본인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 앞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에 쭉 하셨다”며 “하지만 10년 넘게 누워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에 있다 보니 직접적으로 말씀을 표현하진 못한 게 아쉽고 안타깝다”라고 심경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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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잠정적으로 국가장을 치르지만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는 것에 대해선 “물론 현충원 국립묘지도 명예스럽지만 저희 유족은 고인께서 인연이 있고 평소에 갖고 계셨던 북방 정책 또 남북한의 평화 통일 이런 의지를 담은 파주 통일동산 쪽으로 묻혔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협의하고 있다”고 노 변호사는 밝혔다. 국가장과 관련해서는 현재 관련 실무진들과 장례 절차를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노 변호사는 “많은 분들이 애도를 표해주시고 위로 말씀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날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는 조문이 진행 중이다.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유족이 찾아와 조문하기도 했다. 박남선 광주 5·18 유족대표는 조문 뒤 “만약 전두환씨가 돌아가셨다면 오지 않았을 테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은 수 차례 자녀를 통해 5·18 광주 학살의 만행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구하는 말을 해왔다”라고 조문 이유를 밝혔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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