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코로나 위기 회복… 부동산은 여전히 과제”

박효목 기자 , 세종=송충현 기자 , 조아라 기자 입력 2021-10-26 03:00수정 2021-10-26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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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재정 역할 커” 시정연설
마지막 시정연설… 野의원들 “특검 수용” 항의 문재인 대통령(가운데)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친 뒤 경기 성남시 대장동 특혜 비리 특별검사 수용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든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지나 퇴장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시정연설에서 “주요 선진국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정부는 전례 없는 확장재정을 통해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이끌었고, 그 결과 주요 선진국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을 가장 빨리 회복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은 코로나 위기로부터 일상과 민생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한 예산”이라며 “내년에도 재정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7년 약 400조 원이었던 국가 예산은 내년에는 사상 최대인 604조4000억 원이 편성됐다.

다만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 과제”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 해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초과 세수와 관련해선 “결과적으로 세수 예측이 빗나간 점은 비판받을 소지가 있지만, 그만큼 예상보다 강한 경제 회복세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전체 국가 경제로는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생색은 자신들이 내고, 책임은 다음 정권, 나아가 미래 세대에게 전가하겠다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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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임기 마지막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경제 위기 극복, ‘한국판 뉴딜’, 복지 확대 등 지난 5년간의 성과를 자평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단 한 문장만 언급했다.

○ 文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 이끌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연설은 1만727자 분량으로, 이 중 임기 동안의 성과를 언급한 부분이 5300여 자로 연설문의 절반을 넘겼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지속된 확장적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경제와 고용의 회복을 선도하고,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 건전성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 효과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위기’를 33번, ‘경제’를 32번 언급하며 사상 최대 규모인 내년도 예산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위기 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기업 고용유지 노력을 뒷받침했고 공공일자리도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대 싱크탱크인 국가전략위원회는 이달 초 낸 ‘코리아리포트 2022’에서 “공공주도형 일자리가 생산성이 낮아 재정만 낭비한 잘못된 처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쇼크와 관련해 “가장 회복이 늦은 고용에서도 지난달, 위기 이전 수준의 99.8%까지 회복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만1000명 늘며 2014년 3월(72만6000명)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그러나 신규 일자리 중 정부의 공공일자리 사업 중심인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28만 명)가 41.7%를 차지했다.

또 문 대통령은 “청년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며 청년내일 저축계좌와 청년희망적금 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국회예산정책처는 ‘2022년 예산안 총괄 분석 보고서’에서 혜택이 적고 가입 기준이 까다로운 점을 언급하며 “지원 수준을 높여 사업 효과를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野 “마지막까지 자화자찬”

문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부동산 문제는 여전히 최고의 민생 문제이면서 개혁과제”라고만 했다. 지난해 시정연설에서는 “시장 안정,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하다”고 했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YTN에 출연해 “현재 지역별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현상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변화의 변곡점인지 판단해야 될 시점에서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를 더 말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정부가 갖고 있는 죄송함의 무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 크다”고 했다.

그 대신 문 대통령은 그간 청와대가 강조해온 ‘K방역’을 시작으로 ‘K반도체’ ‘K배터리’ ‘K바이오’ ‘K수소’ ‘K조선’ 등을 연이어 언급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마지막 시정연설까지도 고장 난 라디오처럼 자화자찬을 틀어댈 수 있나”라고 비판했고 정의당도 “자화자찬 ‘K시리즈’에 가려진 ‘K불평등’은 외면한 연설이었다”고 혹평했다.

이날 시정연설에 앞서 문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과 환담을 나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건과 관련해 더 엄격한 지침과 가이드라인으로 수사에 활력이 생기도록 해달라”고 말했지만 문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장 앞에서 “성남 대장동 특혜 비리 특검 수용하라”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현수막을 들고 항의 시위를 벌였고 연설 중에는 자리에 ‘특검 수용’ 피켓을 두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연설 중 17번의 박수로 호응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예산안 시정연설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포함해 여섯 번째로, 5년 임기 동안 매년 시정연설을 가진 건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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