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첫 행보부터 “낮은 자세로”… 대전현충원 찾아 충청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11일 2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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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정은경 청장 등의 안내를 받고 있다. / 이재명 캠프 제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청을 방문해 정은경 청장 등의 안내를 받고 있다. / 이재명 캠프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11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방문을 시작으로 여당 대선 후보로서의 공식 행보에 나섰다. ‘본선 직행’이라는 경선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 후보 측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0.29% 포인트라는 간발의 차이로 결선투표를 피한데다, ‘원팀’ 구성이라는 숙제의 무게감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를 의식한 듯 후보로서의 첫날부터 날선 발언을 자제하며 한껏 몸을 낮췄다.

● 이재명 “더 낮은 자세로”
“선열의 고귀한 희생에 성장하는 공정사회로 보답하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이재명”

오전 9시 반경 대전현충원에 도착한 이 후보는 방명록에 이 같이 적었다. 송영길 대표와 윤관석 사무총장, 이 후보 경선 캠프에서 활동한 우원식 변재일 박홍근 의원 등이 동행했다.

이 후보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국가의 제1의무는 국가공동체를 지키는 안보”라며 “당연히 국가공동체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게 가장 먼저 인사드리는게 도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이 아닌 대전현충원을 첫 행선지로 택한 것에 대해서는 “형평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충청 지역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공정해야 겠지만 지역과 지역 간에도 불균형 없는 균형잡힌 나라가 우리나라의 미래 발전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더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이 있는 서울현충원을 찾을 경우 두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 여부가 또 다른 논란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도 “대선의 무게추 역할을 하는 충청 민심을 선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친의 고향이 충남이라는 이유로 충청 표심에 호소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는 또 이날 오후에는 송 대표 등 당 지도부들과 면담을 갖고 ‘원팀’ 구성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했다. 당 선거대책위위원회 구성과 공약 수립 등에 대해서도 본격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

● ‘불안한 출발’ 우려에 “당 주도 선대위 구성”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송 대표 등 당 지도부들과 면담에서 ‘원팀’ 구성을 위한 당 중심의 선대위 구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윤관석 사무총장이, 이재명 캠프에서는 총괄본부장을 맡고 있는 조정식 의원의 주무로 나서 선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강조했던 ‘성장’을 대선 본선 공약의 전면에 앞세울 계획이다. 이 후보는 전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경제와 민생에 파란색, 빨간색이 무슨 상관이냐”며 “박정희 정책, 김대중 정책이 무슨 차이가 있겠냐. 국민의 지갑을 채우고 국민의 삶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가리지 않고 과감하게 채택하고 실행하겠다”고 했다. 이 지사 측은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금융 등 ‘기본 시리즈’를 중심으로 민주정책연구원 등이 가다듬은 정책을 더해 보다 구체적인 성장 전략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선 “이 전 대표 측이 사실상 경선 불복을 선언한 상황에서 무작정 기다릴 수만 없다”며 일단 기존 이재명 캠프를 중심으로 선대위를 꾸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는 방심하지 말고 본선에 대응하라는 의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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