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상회담 언급 사흘만에 미사일…靑, ‘도발’ 표현 없이 “유감”

신진우기자 , 최지선기자 입력 2021-09-28 17:24수정 2021-09-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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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은 이번 달에만 미사일 발사와 한미를 겨냥한 담화 발표를 각각 3차례씩 집중하며 한반도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무력시위에 나서는 동시에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여지를 제공하면서 강온 양면 전술을 노골화하고 있는 것. 향후 대화 재개를 둘러싸고 남북미 간 치열한 수 싸움이 벌어질 때 자신들이 판의 주도권을 쥐고 흔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종전선언과 남북 정상회담을 원하는 한국이 자신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부르는지 떠보기 위한 계산된 전략으로 봤다. 북한은 미국에는 유엔에서 “한반도에 전개된 전략 자산 철수와 한미 훈련의 영구 중단”을 종전선언 조건으로 내걸며 허들을 높였다.

● 北, 9월에만 미사일·담화 3차례 씩 집중

북한은 올해 6차례 미사일 발사에 나섰다. 그 중 절반이 이번 달에 집중됐다.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나흘 뒤 탄도미사일로 수위를 끌어올렸고, 다시 13일 만인 28일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그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번 달에만 3차례 입장을 냈다. 25일에는 “종전선언은 물론이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등도 빠른 시일 내 해결될 수 있다”고 밝힌 것. 그러나 “우리를 향해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지 말라”며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미군의 전략자산 철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대북 제재 해제 등이 포함는 개념으로 한미동맹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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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도 2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여정의 주장과 궤를 같이 했다. 김 대사는 “미국이 우리에 대한 위협을 그만둔다면 조미(북-미) 관계와 북남(남북) 관계에서 밝은 전망이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미국이 행동으로 적대시 정책을 철회할 용단을 보여준다면 우리도 언제든지 기꺼이 화답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실지로 포기할 전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했다. 김성은 특히 “(북한에는) 외국 군대가 없다. 남조선(한국)엔 3만 명의 미군이 수많은 군사기지에 주둔하며 언제든지 우리에 반대하는 군사행동을 취할 수 있는 항시적 전쟁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했다. 주한미군 철수 요구도 내비친 것이다.


● 정부, 북 요구대로 ‘도발’ 표현 자제


2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전 6시40분쯤 북한 자강로 무평리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1발을 동해상을 향해 쐈다.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김정은 당 총비서 동생)이 우리 정부를 향해 ‘’대북 적대시정책‘’과 이른바 ‘’2중 기준‘’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지 사흘 만이다. 2021.9.28/뉴스1
북한이 ‘조건부 남북관계 복원’ 제안 사흘 만에 미사일을 발사한 건 결국 한미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려는 ‘떠보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가 저자세로 나오면 그 자체로 이득이고, 반대로 강경하게 나오면 향후 추가 미사일 도발 등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며 “북한 입장에선 잃을 게 없는 ‘꽃놀이패’”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미사일 시험 자체보다 한국이 (도발로 부르지 말라는) 이중기준 철회 요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미가 반응 수위를 조절해주면 이를 명분삼아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미사일 발사를 ‘도발’로 규정하지 않고 ‘유감’만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NSC 상임위 긴급회의 결과를 보고 받고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 상황을 종합적으로 면밀히 분석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만 했다. 일각에선 “우리 정부가 저자세로 나갈수록 북한이 남북 관계를 쥐고 흔들려고 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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