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선 TV토론서 영화 ‘기생충’ 빗대 기본소득 논쟁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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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송강호-이선균에 똑같이 주는건 불합리”
이재명 “송강호만 주면 이선균 세금 안내려할 것”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용진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자 토론회를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김두관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박용진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사진공동취재단
‘네거티브 휴전’ 이후 첫 TV토론이었지만 여전히 날 선 공방이 이어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11일 3차 TV토론에서 한미 연합훈련과 한일관계 등 외교안보 현안뿐 아니라 각 후보의 과거 언행과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 등을 두고 격돌했다.

○ 영화 ‘기생충’ 놓고 기본소득 논쟁

이 전 대표는 이 지사를 향해 “약자나 시민을 대하는 태도에 우려가 있다”며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철거민 항의에 몸싸움을 하고 고소·고발을 하거나 정책 수정을 요구하는 장애인들을 쫓아내고 겨울철에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제가 반말을 했다는) 영상을 보시면 여러 대화를 잘라서 붙인 것”이라며 “이런게 바로 네거티브”라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이 전 대표는 영화 ‘기생충’을 언급하며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논쟁도 이어갔다. 영화 속에서 빈민층으로 나오는 송강호와 부유층으로 나온 이선균을 언급하며 “두 사람에게 똑같이 8만 원씩 주는 게 정의로운 것인가”라고 물은 것. 이에 이 지사는 “송강호만 지원하겠다고 세금을 내라고 하면 이선균이 세금을 안 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그건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부자들은 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얻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주택 정책에 대해 “봉이 김선달이나 가능한 말”이라며 “토지뿐만 아니라 기본주택 공급에 들어가는 자금은 어디서 조달하느냐”고 지적했다. 박용진 의원도 기본소득의 재원 문제를 거론하자, 이 지사는 “재원은 하려고 하는 사람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안 하려는 사람은 핑계가 많다”고 받아쳤다.

○ ‘네거티브 휴전’ 선언에도 난타전 여전

군소 후보들도 가세하면서 ‘난타전’은 90분 내내 이어졌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최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것에 대해 “음주운전자는 따로 있는데 벌금은 저보고 내라는 것 같아 참 억울하다”며 “두 분께서 소칼, 닭칼, 조폭을 동원해 막말·험담으로 경선판 진흙탕을 만들어 놔 저를 포함한 민주당 후보 모두 싸움꾼이 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조폭 논란까지 이야기하며 네거티브 공세를 하니 정말 낯 뜨겁고 부끄럽고 속상하다”며 “낡아서 무너뜨려야 마땅하다”고 했다.

북한이 연일 한미 연합훈련 개시에 대한 비난 담화를 낸 가운데 외교안보 현안을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에서 후보들은 “정부 입장을 존중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외교안보 관련 과거 발언을 둘러싸고는 서로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고 공격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맞서 이 지사가 “사드 배치에 대해 입장을 바꿨다”고 역공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도쿄 올림픽 불참’을 언급했던 정 전 총리를 향해 “한국이 올림픽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안산, 김연경 선수 등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네거티브 휴전#민주당 경선#tv토론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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