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위기’ 인정한 김정은…靑 “코로나19, 남북 모두의 현안”

박효목 기자 , 최지선 기자 입력 2021-07-28 19:21수정 2021-07-2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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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나란히 통신선 복원 사실을 발표한 남북이 28일에는 공통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언급을 내놓았다. 남북이 코로나19 백신, 방역 등의 협력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향후 조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대북 인도적 지원 및 제재 완화의 키를 쥐고 있는 백악관이 아직 명확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靑 “코로나19, 남북 모두의 현안”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남북 간 코로나19가 가장 현안인 것은 틀림없다. 대화의 채널이 복원됐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놓고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간 청와대는 북한을 향해 통신선 복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코로나19 협력에 나설 수 있다는 손짓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신년사에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거론하며 “코로나 협력은 가축전염병과 자연재해 등 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여권에서는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북한에 백신을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여력이 확보될 때 북한 등 백신 부족국에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수 차례에 걸쳐 대북 백신 지원을 강조해왔다. 이종주 통일부 대변인은 12일 대북 백신 협력 추진 상황에 대해 “협의에 참여 중인 국제기구를 통해 확인돼야할 사항”이라며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 측에선 지난 주말에도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백신 지원의 큰 변수는 국내 수급 상황이다. 여권 관계자는 “국내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 ”며 “백신 지원 이뤄진다 해도 조만간이 아닌 가을 무렵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백신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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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이례적으로 ‘보건 위기’ 인정
그러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공개적으로 ‘보건 위기’를 말하면서 정상 간 친서 등을 통해 남북이 코로나19 관련 논의를 상당 부분 진척시켰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전국노병대회에서 “오늘 우리에게 있어서 사상초유의 세계적인 보건 위기와 장기적인 봉쇄로 인한 곤난(곤란)과 애로는 전쟁 상황에 못지않은 시련의 고비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는 걸 김 위원장이 직접 토로한 것.

또 김 위원장이 지난해와 달리 핵 관련 발언을 내놓지 않은 것도 남북 및 북-미 간 후속 움직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1년 전 연설에서 ‘자위적 핵억제력’과 ‘핵보유국 지위’를 말했던 김 위원장은 올해 핵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다.

관건은 백악관의 의중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통신선 복원 수준의 움직임만으로 북한이 변하고 있다고 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고위급 화상 실무회담 등 단계별 후속 조치를 통해 북-미 모두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신선 복원은 낮은 수준의 출발”이라며 “백신, 정상회담 등 구체적 사안들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청와대도 이날 정부가 북한과 연락사무소 재개 및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협상 중이라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정상회담에 대해 “현란한 정치 쇼로 내년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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