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청해부대 감염’ 8일만에 SNS사과…“세심히 못살펴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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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7월 23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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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청해부대 34진(문무대왕함·4400t급)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8일 만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그간 문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로서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청해부대 부대원들이 건강하게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면서 “걱정하실 가족들에게도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청해부대는 대양을 무대로 우리 군의 위상을 드높였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 왔다”며 “가장 명예로운 부대이며 국민의 자부심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해부대의 임무는 매우 막중하고 소중하다. 청해부대의 자부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장병들도 힘을 내시기 바란다. 더욱 굳건해진 건강으로 고개를 높이 들고 다시 거친 파도를 헤쳐 가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신다면 국민들께 큰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해부대 34진 장병 301명 가운데 27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대원들의 약 90%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해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문 대통령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 301명의 승조원 가운데 무려 271명이 집단감염 되었는데, 이것은 창군 이래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장병들의 증언을 들어보면 참으로 충격적이다. 고열이라고 하니까 타이레놀 처방해주고 그냥 있으라 하고, 열 내리면 다시 현장으로 돌려보냈다고 하고, 증세가 심한 6명은 상륙시켜서 검사 나중에 받겠다고 하고, 합참에서는 백신 접종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 당국에서는 이런 부끄러운 사정을 부끄럽게 여기기는커녕 오아시스라는 작전명을 붙여서 자화자찬을 하고,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자신이 져야 할 책임을 전혀 지지 않은 채 오히려 군 당국을 질책하는 유체이탈의 화법, 참으로 어이가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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