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가짜 약 팔던 시대 끝났다” 성토에도…경선연기론 여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15일 2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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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왼쪽부터)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지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종석 민주평화광장 공동대표(왼쪽부터)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민주평화광장·성공포럼 공동 토론회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권 대선 주자 중 선두권을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권의 통일외교안보 주요 책사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노무현 정부의 평화번영정책,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이을 적임자라는 세 과시다. 이 지사는 당내 경선연기론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해 거침없는 발언도 쏟아냈다.

● 여권 대북 정책 계승 강조
이 지사를 지지하는 전국 단위 조직 ‘민주평화광장’과 국회의원 모임 ‘성장과 공정 포럼(성공포럼)’은 15일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6‧15 남북공동선언 2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좌담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 지사는 축사에서 “한미 동맹은 고도화하되 중국과 관계는 우리가 지금까지 지켜온 것처럼 전략적 협력 동반자의 관계를 좀더 발전시켜서 진영간의 갈등이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에서 일한 통일·외교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다시 6·15, 한반도 평화체제 2.0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문정인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진행을 맡았고, 임동원 정세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패널로 참여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연일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겨냥해 진짜 적임자는 이 지사라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지사 측은 대북 유화책인 햇볕정책 계승을 통일 분야 정책의 근간으로 고려하고 있다. 임, 정, 이 전 장관은 이날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8월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이 지사를 돕고 있는 이 전 장관은 이날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이 지사의 한반도 구상에 대해 “모든 것은 계승과 발전”이라며 “잘 해온 것은 계승하고 부족한 것은 발전시키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이재명 “가짜 약 팔던 시대 끝났다”
좌담회 뒤 기자들과 만난 이 지사는 경선 연기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 수사 등 현안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 지사는 경선연기론에 대해 “(입장에) 변화가 없다. 정치에선 신뢰가 중요하고 (신뢰는) 원칙과 약속 지키는데서 온다”며 수용 불가 의사를 재차 밝혔다. 또 “경선 흥행을 위해 연기해야 한다”는 여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때 가짜 약장수들이 기기묘묘한 묘기를 보이거나 평소에 잘 못 보던 희귀한 동물들을 데려다가 사람들을 모아 놓은 다음에 가짜 약을 팔던 시대가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식으로 약을 팔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 지사의 반발에도 경선 연기론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대선 경선 연기론에 대한 찬반토론을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의에 참석한 약 35명 의원 가운데 20명 가량이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의원 등을 돕는 의원들은 “당을 위해서라도 흥행에 유리하도록 경선을 미뤄야 한다”며 경선 연기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지사를 돕는 ‘이재명계’ 의원들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당 지도부는 빠르면 이번 주 대선경선기획단(가칭)을 출범해 관련 경선 일정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지만 촉박한 일정 등을 이유로 결국 ‘연기 불가’ 쪽으로 기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 “공수처, 尹 면죄부 주려하나” 압박

이 지사는 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전 총장 수사와 관련해서는 “검사를 상대로 한 고발 등이 1000 건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하필이면 이것(윤 전 총장 고발)을 골라서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부동산 전수조사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 보는 데서는 좋은 말 하고 뒤에서는 딴말 한다. 그게 언행 불일치라고 하는 구태 정치의 대표적인 표본”이라며 야당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거기에 대해 의견이 없는 게 아닌데, 윤 전 총장이 먼저 대답한 다음에 대답하는 걸로 생각해보겠다”고도 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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