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을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일 ‘조국 사태’에 대해 당 차원의 공식 사과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친문(친문재인) 진영에서는 “당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동아일보 DB 송 대표는 2일 당 대표 취임 한 달을 맞아 ‘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대회를 갖는다. 당초 1일로 예정됐던 이 행사는 조 전 장관 문제가 급부상하면서 하루 연기됐다. 민생 현장에서 들은 민심에 대한 송 대표의 구상을 밝히는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 질문이 나올 것으로 보고 송 대표 측은 답변을 준비 중이다.
송 대표는 보고대회에 앞서 1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들에게 ‘조국 사태’ 사과 여부에 대한 의견 수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송 대표가 공식 사과하고 앞으로 더 이상 조 전 장관 문제를 당 차원에서 언급하지 말자는 주장도 있지만, 반대로 ‘왜 당이 공식 사과를 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가 않다”며 “최종적으로 송 대표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의 시간’ 출간 이후 조 전 장관 문제를 둘러싼 당내 의견은 극명하게 나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민주당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그동안 어떤 것을 잘못했고, 어떤 것을 달라지게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조응천 의원과 강훈식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이 “당이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지도부의 입장 표명에 재차 힘을 실은 것.
민주당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차원에서는 이제 민주당의 길을 가야 한다. 민주당의 길은 민생의 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긋고 갔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송 대표가 청년 몫으로 지명한 이 최고위원은 1982년 생으로 여당 지도부 중 유일한 30대다.
동아일보 DB 반면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책 ‘조국 백서’의 저자로도 참여했던 김남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에 당적을 보유할 수 없는 공무원 신분이었다”며 “민주당 사람이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이걸 민주당에서 사과를 하는 것이 맞나”라며 당이 사과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 여당 의원은 “송 대표가 조 전 장관을 언급하지 않아도 문제고, 사과해도 문제인 곤란한 상황”이라며 “사과를 한다 해도 친문 열성 지지층의 반발이 극심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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