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동북아 군비경쟁 포기해야”…정의용 “北미사일 우려”

  • 뉴스1
  • 입력 2021년 3월 25일 13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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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25/뉴스1 © News1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한-러 외교장관회담을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3.25/뉴스1 © News1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5일 열린 한러 외교장관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관련국간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정 장관은 북한이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우려를 표명했고, 라브로프 장관은 “관련국들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활동을 포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의용 “한반도 비핵화 노력 경주중…北 미사일 발사 깊은 우려”

정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3분께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된 한러 외교장관회담 종료 후, 열린 공동 언론 발표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7시6분과 7시25분쯤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단거리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이날 발사된 북한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450㎞, 고도는 약 60㎞로 탐지됐다.

정 장관은 “한러 양국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앞으로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러시아 정부가 여러 제안과 함께 남북관계 증진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온 것을 평가했다. 앞으로도 러시아가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해 줄 것을 강조했다”고 했다.

정 장관은 특히 “우리 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우리 정부가 여러 노력을 경주한 가운데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이 지난 2018년 9월 남북 정상간 합의한 대로 한반도의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어나가는 우리 노력에 계속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부연했다.

◇라브로프, 北 직접 언급 대신 “관련국 군비경쟁 포기해야”

라브로프 장관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간접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회담에서) 국제 현안에 대해서는 한반도 정세와 동북아 정세에 역점을 뒀다”며 “러시아와 한국은 역내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하기 위해 모든 관련국 간의 협상 프로세스가 가능한 빨리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특별히 강조했다”며 “모든 관련국들이 군비경쟁과 모든 종류의 군사 활동의 활성화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포함 돼 있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동북아에서 많은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다자협의체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며 “한국 측이 이에 관한 많은 흥미로운 제안을 발표했다. 또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안도 평가했다”고 말했다. 단 그는 한러 양측이 주고받은 제안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어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와 같은 다자 협의체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며 “이러한 개방성 있는 또한 포용적 협의체를 장려하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러, 푸틴 대통령 방한 추진 ‘공감’…경협 공고화도 강조

이밖에 두 장관은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을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 되는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조기에 실행되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께서 한국을 방문하도록 (한국 측의)초대를 재확인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방한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국 간 경제협력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연대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 장관은 “한국 기업들을 위한 연해주 산업단지가 연내 기공식을 갖고 한러 경협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며 “현재 진행 중인 한러 서비스 투자 자유무역협정(FTA)을 가속화해 조속한 체결이 이뤄지도록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한 “두 장관은 전 세계적 도전 과제인 코로나19 극복에서 연대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동 인식 하에 양국 간 방역·보건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경제협력에 있어서 코로나19로 상호 교역량이 감소됐다”며 “그러나 오늘 회담 결과로 우리의 모든 계획이 실현되면 부정적인 추세를 되돌리고 교역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러시아 외교수장만 17년째 맡고 있다. 그는 ‘전형적인 외교관’ 스타일지만 할 말을 해야 할 때는 강한 어조로 러시아 입장을 전달하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북한 문제를 놓고서는 그간 러시아가 중국과 함께 주장해온 ‘쌍중단’(북한 핵·탄도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을 기본 원칙으로 대화와 협상을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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