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코로나 백신 접종 시작…한국인은 일단 제외

29일 전라북도 군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장병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받고 있다. (주한미군사령부 제공) 2020.12.29/뉴스1 © News1

주한미군이 29일 평택, 오산, 군산기지에서 의료진 등 필수인력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백신 주사를 맞고 모든 구성원에게 접종하기를 권유했다.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이날부터 기지 3곳 내 의료시설에서 미 국방부로부터 보급받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주한미군이 대상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이뤄진 첫 백신 접종인 셈이다.

주한미군의 1차 접종 대상은 미 국방부 지침에 따라 의료진, 응급요원, 사령부 지휘팀 등 필수인력으로 제한됐다.

이번 백신은 주한미군이 지난 25일 항공편을 통해 국내에 반입한 모더나사 제품이다. 1차 보급 물량은 500명에게 접종할 수 있는 1000회분량 안팎으로 알려졌다. 4주 간격으로 2차례 접종한다.

모더나 백신은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주한미군은 “백신의 접종은 100% 자발적이며 의무는 아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은 “초기 물량이 제한적이었지만 일상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는 의료 인력과 응급 요원들부터 접종을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FDA 사용 승인을 받은 백신을 추가로 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 정부의 승인을 받은 백신은 모더나와 화이자 두 종류다.

주한미군이 공개한 사진에는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백신 주사를 맞는 모습도 함께 담겼다. 그는 ‘킬 더 바이러스’(Kill the Virus·바이러스를 퇴치하자)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평택 기지에 있는 브라이언 올굿 육군 병원을 찾았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날 “자격을 갖춘(eligible) 모든 사람은 백신을 접종하길 강력히 권고한다”며 “백신과 관련해 당신과 가족을 위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2만8500명 전 장병과 공동체 구성원에게 백신을 접종한다는 원칙에 따라, 앞으로 백신 보급 상황에 맞춰 접종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1차 백신 접종에서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나 의료진 등 한국인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모더나 백신이 한국에선 아직 사용 승인을 받지 못해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카투사와 한국인 직원 등에 대해 본인이 희망할 경우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우리 정부와 논의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조만간 접종 일정과 대상, 순서,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주한미군에서 근무하는 카투사나 직원이 국내 한국인 1호 백신 접종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