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도 반대하는데…MB·朴 사과 김종인 ‘직’을 걸었다

  • 뉴스1
  • 입력 2020년 12월 8일 08시 29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전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7/뉴스1 © News1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전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2.7/뉴스1 © News1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 대한 사과 방침에 반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복수의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열린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오는 9일 대국민 사과 방침에 ‘선거를 앞두고 낙인을 찍을 필요가 있냐’며 사실상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한 비대위원은 통화에서 “주 원내대표가 그런 식으로 말한 거 같다”며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결심은 흔들림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 일각에서 사과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말에 “구애받지 않고, 내 판단대로 할 것이다”라며 대국민 사과에 나서겠단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가 임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적 정당성도, 사과 주체의 정통성도 확보하지 못한 명백한 월권”이라며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사당(私黨)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원내대변인인 배현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누가 문재인 대통령을 탄생시켰나”라며 “김 위원장이 이번주 두 전직 대통령에 대국민사과를 하시겠다는 기사가 도는데 인지부조화로 아찔하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한때 친박으로 분류됐던 5선의 서병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탄핵의 강’은 언젠가는 넘어가야 할 숙명이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과만이 탄핵의 강을 건널 수 있는 다리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사과할) 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복당을 추진하는 홍준표 무소속 의원도 “김 위원장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과는 전 정권들을 모두 부정하고 일부 탄핵파들의 입장만 두둔하는 꼴이고 민주당 2중대로 가는 굴종의 길일뿐”이라며 “우리는 두 전직 대통령의 역사적 공과를 안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반대 여론을 인식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내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나아가 내후년 대선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내려면 지금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시기상으로 봐서 (사과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의 의지는 ‘직’(職)을 걸겠단 것으로 드러난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은 이런 비상시국에서 (대국민 사과가) 우리 비대위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며 “대국민 사과에 대한 당내 반대 기류가 있는 것도 알고 있지만 ‘사과를 못 하면 위원장직을 맡을 수 없다’는 말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고 전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지난 총선에서 패배했던 이유 중 하나가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아직 말끔히 지워지지 않은 것이 있고, 또 지금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데 이를 야당이 받아먹지 못하는 것이 이와 관계가 있다”며 “김 위원장이 사과를 추진하는 게 맞는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