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국민 기만한 대검 저격해야”… 22일 尹 국감 앞두고 ‘선제공격’

장관석 기자 , 유원모 기자 입력 2020-10-22 03:00수정 2020-10-2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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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옥중 폭로 관련 페북에 글
“金 66회 불러 여권정치인 캐묻고 야권 향응 의혹은 제대로 보고안해
중상모략 화내기 전 사과했어야”
‘지휘권 발동’ 비판 여론 반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의 폭로와 관련해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거듭 압박했다.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수용한 다음 날인 20일 ‘다행스럽다’는 입장을 냈던 추 장관이 하루 만에 윤 총장을 공격한 것이다. 22일 국정감사장에 나서는 윤 총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 秋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저격해야 한다”

추 장관은 21일 오전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이 ‘중상모략’이라고 화내기 전에 지휘관으로서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면서 “야권 정치인과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제공 진술은 지검장 보고에 그쳤고 법무부와 대검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봉현이 구속된 이후 4월 23일 이후 무려 66회나 불러 여권 정치인에 대해 캐묻고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다”며 “부당한 수사관행을 근절하겠다고 한 순간에도 수용자를 이용하여 열심히 범죄 정보를 수집했다”고 했다.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피의사실도 언론을 통해 마구 흘러나왔다”고도 했다. 추 장관의 메시지는 법무부 간부들과도 조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과천=뉴스1
추 장관의 대응은 1차적으론 검사·야권 정치인에 대한 로비 의혹 수사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에 대검이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던 것을 겨냥하고 있다. 또 “잦은 지휘권 발동으로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정치 예속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야권 등의 지적에 수사지휘권 발동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하려는 의도다. “윤 총장이 22일 내놓을 비판 발언을 의식한 선제적 조처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검은 공식적으로는 추 장관의 발언에 별도의 반박 입장문을 내놓지 않는 등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다. 윤 총장은 일단 22일 대검찰청의 국정감사에서 공직자로서 절제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현안에 대한 소신을 발표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쟁의 빌미를 제공할 발언은 삼가되 ‘권력비리 수사의 정당성’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발언을 두고 깊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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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 내부 “권력비리 수사 무력화 우려”

검사들은 추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과 검찰에 대한 비난에 대해 격앙된 기류다. 특히 검찰의 중립성 훼손에 대한 일선의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여야 정치권 로비 의혹’ 수사는 ‘검사의 향응 접대 의혹’ 수사로 흐름이 완전히 바뀌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여권은 이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라고 하지만 살아있는 권력 비리 수사를 무력화하는 게 현 정부가 말한 ‘민주적 통제’이자 ‘검찰개혁’이냐”고 반발했다.

검찰이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한 것을 ‘수용자를 이용하여 열심히 범죄 정보 수집’이라고 한 것도 무리하다는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다른 사건으로 수감돼 있다가 라임 사건에 불려나와 수사 받은 것도 아니다”라며 “횡령 혐의를 먼저 수사한 뒤 추가 혐의를 규명하는 검찰 수사의 프로세스를 마치 부정한 것으로 오염시켰다. 더군다나 그는 충분한 변호인 접견권을 보장받았다”고 했다. ‘법무부에는 보고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내사 단계부터 보고받겠다는 것은 검찰을 원천 장악해야 ‘올바른 검찰’이라는 것이냐”는 반발이 나왔다.

윤 총장의 고립 속에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54·사법연수원 31기)는 검찰 내부망에 “(김 전 회장에 대한 감찰)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대단한 ‘궁예의 관심법’ 수준의 감찰 능력에 놀랐다”며 추 장관을 공개 비판했다. 이 글에는 검사들이 “총장님 응원합니다” “서슬 퍼런 정치권력에 움츠러들어 결기와 당당함마저 잃어가는 우리의 나약함이 더 걱정된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장관석 jks@donga.com·유원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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