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독일 순방 마친 朴의장…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의지 재확인

  • 뉴스1
  • 입력 2020년 10월 3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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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20.10.1/뉴스1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오후(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대통령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20.10.1/뉴스1
취임 후 첫 순방으로 스웨덴과 독일을 방문한 박병석 국회의장이 6박8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3일 귀국한다.

박 의장은 이번 순방에서 남북한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스웨덴과 통일 30주년을 맞은 독일 의회를 찾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대면 외교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의회 차원의 외교에 나섰다. 유럽에서 스웨덴과 독일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비교적 모범적이라는 점도 고려했다.

◇남북관계 개선 위한 국제협력 요청…스웨덴·독일, 북한 상황에 관심

지난달 27~29일까지 스웨덴을 공식 방문한 박 의장은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스테판 뢰벤 총리, 안드레아스 노를리엔 국회의장 등 스웨덴 핵심 인사를 차례로 만나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당부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장이 스웨덴을 공식 방문한 것은 양국이 수교를 시작한 1959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칼 구스타프 국왕은 스웨덴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 3월 이후 외빈 접견을 중단했다가 최근 우리나라 공무원의 피격 사망 사건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박 의장과의 면담을 이례적으로 수락했다.

박 의장은 흡수통일을 비롯한 인위적 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의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종전체제로의 전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종전을 논의한 4·27 판문점 선언 등 남북 간의 합의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남북한 의회 차원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스웨덴 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남북국회회담을 포함한 대화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하면서 가능한 모든 것을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외에도 박 의장은 스웨덴의 켄트 해쉬테트 한반도 특사, 요아킴 베뤼스트룀 주북한 스웨덴 대사와도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논의했다.

스웨덴 방문 중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장을 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대한 지원 사격에도 나서 스웨덴 정부와 의회 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도 했다.

스웨덴에 이어 박 의장은 통일을 경험한 독일을 찾아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연방 대통령과 볼프강 쇼이블레 하원의장, 디트마르 보이트케 상원의장과 만남을 갖고 통일을 위한 서독과 동독의 협상 과정과 사회통합 과정에 대한 설명을 경청했다.

서독 내무장관을 지내며 통일 협상을 이끌었던 쇼이블레 의장과의 면담에서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우리나라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통일 위해선 사회통합 필요…대통령제 개편 위한 개헌 구상

박 의장은 스웨덴·독일 순방 중 정치권의 협치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구상했다.

박 의장은 스웨덴·독일 의회를 방문한 뒤 남북 간 합의에 대한 지속가능성과 통일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여야 협치를 가능하게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권이 바뀌어도 통일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한 독일과 협치의 문화가 정착된 스웨덴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모든 의석이 비례대표인 스웨덴에서는 한 정당이 의석을 독식하기 쉽지 않아 여러 정당이 손을 잡고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 의장은 “권력은 분산돼야 한다”며 내년에는 현행 대통령제를 개편하기 위한 개헌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내각제를 하는 나라에서는 타협의 문화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제는 한 표만 더 받아도 권력의 모든 것을 가져가고 야당은 선거에 지는 날부터 정부·여당에 대한 흠집내기에 도움이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며 “결국 권력구조 문제와 타협의 문제가 연결되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박 의장은 이번 순방 도중 노를리엔 스웨덴 국회의장을 한국에 공식 초청했다. 노를리엔 의장은 박 의장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톡홀름·베를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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