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안줘” 반발만 부른 선심성 재난지원금

세종=구특교 기자 입력 2020-09-12 03:00수정 2020-09-12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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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대학생도 돌봄비용 달라”
“장사 잘되는 곳과 지원금 차이없어”
與 “내년 상황 지속땐 전국민 지원”
서울 종로구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한 시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을 하고 있다. 2020.8.24 © News1
정부가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과 기준을 발표하자 여기서 제외된 사람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당은 추후 3차,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있다. 재난지원금이 본래 취지와 달리 민심 관리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재난지원금 대상에서 빠져서 억울하다는 청원이 꾸준히 올라왔다. 대학생을 둔 부모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수업도 거의 듣지 않는 대학에 등록금 내고 쓰지도 않는 방에 월세를 내야 하는 부모들도 꽤 많이 있다. 대학 등록금 반환도 거의 안 되는 상황이니 중·고·대학생도 (돌봄 비용 20만 원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서울 중랑구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 씨(39)는 “영업이 중단돼 임차료 등 매달 1000만 원 넘게 손해 보는데 200만 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같은 건물 1층 커피숍은 버젓이 운영하며 장사가 잘되는데 지원금은 별 차이가 없으니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선 수도권과 지방 간 지원금 격차에 항의하는 글도 적지 않다.

업종과 계층, 지역을 불문하고 이런 반발이 나오는 건 1차 지원금이 총선 과정에서 일괄지급으로 결정될 때부터 예상돼 왔다. 특히 2차 재난지원금에 통신비 2만 원 지급 등 선심성 대책이 포함되면서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까지 생겨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긴급재난지원금인데 정작 ‘긴급’과 ‘재난’은 빠져 있는 선심성 지급이 많다”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통신비 지급은 코로나19 피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했다.

여당은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거론하며 여론을 달래는 기류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는 홍익표 의원은 10일 라디오에서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드려야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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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재정지원의 방향을 임차료 감면이나 무이자 대출 확대, 세제 혜택 등 간접 지원 확대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떨어지는 예산은 줄이고 무금리 대출 확대 등 간접 지원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신속한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심사 기준을 단순화해 ‘선지급 후확인’ 절차를 도입하겠다고 이날 밝혔다. 사전 선별된 신속 지급 대상자가 별도 서류 없이 온라인 사이트에서 지원금 신청을 하면 금융기관을 통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2차 긴급재난지원금#통신비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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