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를 전면적으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풍자한 이른바 ‘시무 7조’ 상소문이 27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공개됐다. 청와대가 15일 동안 공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다가 논란이 되자 이날 뒤늦게 공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 국민청원에는 오후 10시 기준으로 15만 명가량이 동의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주청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은 12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접수됐다. 지난해 3월부터 사전동의 규정이 마련되면서 작성자가 자신이 쓴 글의 인터넷주소(URL)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개해 100명에게 사전 동의를 받으면 청와대는 통상 2, 3일 내로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고려 전기 문신 최승로가 성종에게 당면한 28개 과제에 대한 견해를 서술한 상소문 ‘시무28조’에서 제목을 따온 이 글은 △감성보다 이성을 중히 여기시어 정책을 펼치시옵소서 △명분보다 실리를 중히 여기시어 외교에 임하시옵소서 등 7개 과제로 나눠 감세 주장부터 인사 쇄신 문제까지 꼬집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선 “본직이 법무부 장관인지 국토부 장관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은 어느 대신은 전월세 시세를 자신이 정하겠다며 여기저기 널뛰기를 하고 칼춤을 추어 미천한 백성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민감한 내용은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데 2주가량 시일이 걸리기도 한다. 정상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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