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표심 겨냥한 與당권주자들, 잇따라 봉하마을 찾으며 ‘盧 마케팅’

  • 뉴스1
  • 입력 2020년 8월 1일 0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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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2020.7.20/뉴스1 © News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이 의원은 이날 8·29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2020.7.20/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들이 1일 부산·울산·경남(PK) 시도당대회를 찾아 합동연설에 오른다.

PK 등 영남권 표심은 차기 당권뿐 아니라 대권주자로서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당권주자들은 친노·친문 세력의 ‘성지’인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는 등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서 왔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오전 봉하마을을 찾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당대표 선거 후발주자인 만큼 후보군 중에서 마지막 방문자다. 박 의원의 방문에는 김해을에 지역구를 둔 김정호 의원과 초선인 김용민·이재정·장경태 의원, 지지자 20여명이 동행했다.

그는 너럭바위 앞에서 묵념을 마친 뒤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셨던, 보다 민주적이고 보다 많은 국민들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더불어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약속드린다”고 했다. 방명록에는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사회의 합의와 상식을 바꾸어 나가겠습니다. 보다 민주적이고, 복된 사회로!’라는 문구를 남겼다.

이후 권양숙 여사와의 40여분간 만남에서는 “민주당도 건강히 잘 키워야 한다”는 덕담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에 앞서선 지난 18일 김부겸 전 의원이 당대표 후보군 중 가장 먼저 봉하마을을 찾은 바 있다. 당대표 후보 등록을 마치기도 전이다. 지지자 30여명과 함께한 김 전 의원은 방명록에 ‘노 대통령님, 정말 열심히 해서 나라와 당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습니다’라고 썼다.

이낙연 의원도 후보 등록을 마친 직후인 지난 20일 오후 지지자들과 봉하마을을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대통령님 말씀처럼, 강물은 바다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 도도한 흐름으로 국난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세계일류국가로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잇딴 봉하마을 방문에는 노 전 대통령에 뿌리를 둔 친노·친문 표심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주류로 자리잡은 친문 세력의 뿌리인 만큼 당내 선거를 좌우할 영향력을 가진 상징이기 때문이다.

당내 조직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이 의원과 당내 ‘영남 정치인’을 상징하는 김 전 의원, 신주류인 박 의원 모두 각각의 장단점을 부각하거나 보완하기 위해선 이들 표심이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당권주자들은 각각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노무현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 스승’이라 칭하며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강조하고 있다. 과거 ‘꼬마 민주당’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에서 함께 활동했고, 민주당의 험지인 영남에서 지역주의 타파에 앞장서 온 자신이야말로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봉하마을 방문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즐겨 마신 ‘대강막걸리’를 권 여사에게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이 남다른 애정을 가진 막걸리를 두 사람을 이을 매개로 선택한 것이다. 자신의 공약 홍보물에는 2002년 16대 대선 노 당선인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시절의 일화를 담기도 했다. 그는 그 시절을 “인생에서 가장 충실하고 치열했다”고 표현했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인재로 정계 입문한 박 의원은 ‘시대 정신’을 고리로 공감대 형성에 나섰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모두가 안 된다고 할 때 ‘바보 노무현’ 정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환의 시대를 정확히 포착하고 시대정신을 뚝심있게 밀고 나간 것”이라며 “늘 시대를 앞서가셨던 노 대통령님을 뵙고 민주당의 ‘세대교체’를 넘어 ‘시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한편 1일 부산·울산·경남, 2일 대구·경북에서 이뤄지는 시도당대회 및 합동연설회는 이번 전당대회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오는 29일 전당대회에서 각 후보들이 얼마나 많은 영남권 표를 얻느냐에 따라 2022년 대선주자로서 경쟁력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대표 선거는 보통 표가 한쪽에 쏠리지 않지만 영남권은 예외”라며 “영남 민심을 잡은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서 유력한 고지를 점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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