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반기문에 발끈 “文정부가 北에 구걸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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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9일 1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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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1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한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향해 “과거의 선입견과 편견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구시대적 사고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냐”고 반박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끌려 다닌다’거나 ‘구걸하는 듯한 태도’ 등은 전혀 근거가 없는 평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반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야당 주도의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 세미나에 참여해 현 정부가 진영논리에 갇혀 대북정책을 이념편향적으로 짜고 있다고 꼬집었다. 반 위원장은 또 정부에 “한미동맹을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주문했다.

이에 윤 의원은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올린다. 반 위원장님은 유엔 사무총장을 지내신 분이시라 한반도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시는 편이라 생각했다”며 “그런데 말씀하신 연설의 주요 내용이 편견과 선입견에서 출발한 것들이어서 상당히 놀랐다”고 응수했다.

특히 “지난 세 차례의 정상회담과 그 후속 조치는 북한에 끌려 다니면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우리의 주체적이고 지난한 노력의 결과였다. 위원장님도 잘 아시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글로벌외교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어 “‘한미동맹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얘기 또한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미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두 정상의 신뢰관계는 역대 어느 정부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며, 지금까지도 긴밀한 동맹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또한 너무 잘 아시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아울러 “‘어찌 보면 전략적 입지가 더 궁색해졌다’는 평가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비록 지금 이 순간 어려움이 제기되고 있으나, 지난 보수정부에서 있었던 전쟁의 불안감은 단연코 지금 우리 곁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북제재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비핵화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튼튼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길을 갈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 위원장님 말씀처럼 ‘한반도 평화 문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전체의 운명이 걸린 문제’”라며 “부디 국가 원로로서 일방의 편견과 선입견을 벗어버리고, 원칙과 중심을 잡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 의원은 지난 6일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 없다”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장의 담화에 대해 “담화의 대상은 우리 정부라기보다는 미국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게 진정성 있게 행동하라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가 북한의 반발을 샀다.

북한은 7일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 명의로 발표된 담화를 통해 “어떤 인간(윤건영 의원)들은 우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가 ‘미국이 행동하라는 메시지’이고 ‘좀 더 양보하라는 일종의 요구’라는 아전인수격의 해석까지 내놓고 있다”면서 “보기에도 딱하지만 중재자로 되려는 미련이 그렇게도 강렬하고 끝까지 노력해보는 것이 정 소원이라면 해보라”고 비판했다.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반 위원장은 8일 글로벌외교안보포럼에서 “조급한 마음으로 북측에 구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며 “너무나 일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 계속 북한에 끌려다니는 상황밖에 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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