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비건 발탁뒤 ‘북핵 과외교사’ 역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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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앤드루 김 소개로 인연… 하노이 결렬 후에도 비공식 만남
외교가, 비건 방한 앞두고 관심

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내정되면서 이번 주 방한할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의 인연에도 한미 외교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 정부에서 비건의 공식적인 카운터파트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지만 대북 어젠다를 주도해온 서 내정자가 비공식적으로 비건과 자주 접촉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2018년 8월 당시 조셉 윤 전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후임으로 임명된 비건은 미 포드자동차 부회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사무국장, 상원의원 국가안보보좌관 등 안보 이슈에 경험이 있었지만 북핵은 잘 몰랐다. 이에 북-미 간 물밑 접촉을 주도했던 앤드루 김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을 통해 한국 정부의 북한 전문가를 추천받았는데 그게 바로 앤드루 김과 서울고 선후배 사이로 절친했던 서 내정자였다. 비건은 그해 방한 기간 중 당시 국정원장이던 서 내정자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역사와 한국 정부가 생각하는 비핵화 프로세스 등을 몇 시간에 걸쳐 청취했다고 한다. 이 과정을 잘 아는 외교 소식통은 “직선적인 성격인 비건 대표가 서 내정자를 만나자마자 ‘북핵에 대해 알려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처음 보는 비건의 이런 태도에 서 내정자도 관심을 보여 둘이 금세 친해진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도 서 내정자와 비건은 종종 접촉하며 비핵화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할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둘 간의 접촉은 대부분 비공식적으로 이뤄졌지만 서 내정자가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안보실장으로 이동하면서 공개적인 접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또 다른 외교 소식통은 “비건이 부장관으로서 국무부의 2인자인 만큼 아무래도 격을 높여 서 내정자가 더 자주 상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오혁 hyuk@donga.com·최지선 기자
#청와대#서훈#국가안보실장#스티븐 비건#북미 비핵화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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