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에 한국 초청하고 싶어”…韓, 美中 갈등서 딜레마 심화

한기재기자 , 박효목기자 입력 2020-05-31 18:38수정 2020-05-31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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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청와대 페이스북) 2019.9.24/뉴스1
미국이 올해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9월로 연기하면서 한국 등 핵심 동맹국을 초청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딜레마가 심화되고 있다. 이미 미중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각종 사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정부가 ‘신규 다자 플랫폼 참여’라는 새 로운 고민이 추가된 것이다. 하지만 이른바 ‘선진국 클럽’에 한국이 초청된 것은 긍정적 현상인 만큼 정부가 적극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G7 정상회의를 9월에 열고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청하고 싶다고 하자 외교가에선 일제히 “중국 견제 목적이 담긴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무엇보다 한국과 함께 공개 초청을 받은 호주와 인도가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하는 미국의 정책인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축을 구성하는 국가들이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도 이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현지매체에 따르면 앨리사 패라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은 이날 해당 발표 내용을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G7 정상회의에서 참여국들과 함께 중국에 대한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있어서 우호 세력을 확실히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G7을 G11 등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일회성으로 우호국을 초청하겠다는 것인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동맹국 초청 의향을 밝힐 정도로 ‘G7 확대 회의’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 어느 형태로든 ‘G7+알파’ 회의가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최근 한국에 미국 주도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에 참여하라고 요청하는 등 신규 다자 플랫폼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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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G7 참여와 관련해 미국의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던 만큼 일단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에서 말했던 사안이고 공식적으로 우리 측에 요청을 해온 것은 없다”며 “현재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외교 관계라는 게 어느 한쪽의 입장에만 설 수는 없는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며 현명하게 판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제의를 단순히 ‘미중 간 줄타기’의 맥락에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를 한국이 G7이란 ‘선진국 클럽’에 공식적으로 진입해 국제정치 무대에서 장기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G20 회의 등 G7의 대안으로 근래에 제시됐던 다자 플랫폼이 최근 들어 그 실효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G7 확대’ 제안은 충분히 긍정적으로 해석될 만한 여지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G7회의 참여를 통해) 한국의 입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적극적으로 관철될 수 있다. 이를 ‘중국 견제’라는 편협한 틀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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