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위 “홍준표는 지난 지방선거 패장”… 洪 “참 야비한 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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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홍준표-김태호 공천배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날 옥중 편지에 대해 “천금 같은 말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는 최악의 정치 재개 선언”이라고 비판했다(오른쪽 사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오른쪽)가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전날 옥중 편지에 대해 “천금 같은 말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편지는 최악의 정치 재개 선언”이라고 비판했다(오른쪽 사진).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가 5일 경남 지역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경남 양산을 공천 신청)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신청)를 모두 컷오프(공천 배제)하자 당 안팎에서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 이주영 국회부의장 등 경남 중진들을 대부분 컷오프한 공관위는 여세를 몰아 친박(친박근혜) 핵심이자 당 정책위의장인 김재원 의원의 컷오프를 검토하며 대대적인 대구경북 지역 물갈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 일부 지역의 전략공천 대상 21명을 포함해 경선 지역 등 총 41곳을 발표했다. 홍 전 대표는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가 계속되자 공관위와 줄다리기를 계속해 왔다. 공관위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커 결국 홍 전 대표의 컷오프는 표결로 결정됐다. 공관위 관계자는 “홍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참패 총책임자인데 패장이니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양산을이나 고향인 밀양에 무소속 출마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참 야비한 정치를 한다”고 했다. 홍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와 대선 경쟁을 할 수 있는 홍준표, 김태호는 전부 잘라내고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종시 사지로 몰아내고 있다”면서 “고향 밀양에서 끌어내더니 (양산을에서) 경선 붙인다고 (나를) 속였다. 장수를 죽이더라도 이렇게는 안 죽인다”고 반발했다.

공관위 만류에도 고향 출마를 고집한 김 전 지사도 결국 탈락했다. 김 전 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민심의 공천을 받고 나가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공천 결과에 대해선 “하늘의 이치만 따지고 현실은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같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두 사람에 대해 “뒷문을 열어둔 게 아니다”라며 타 지역 차출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때까지 내가 먹은 욕은 약과다. 내일부터 먹을 욕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것”이라며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대대적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이날 공관위 발표는 계파 안배 모양새를 갖췄다. 부산 중-영도에 출마하려던 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은 민주당 박재호 의원 지역구인 부산 남을에 전환 배치됐고, 같은 당 출신 김원성 최고위원은 부산 북-강서을에 단수 추천을 받았다. 유승민계에선 서울 서초갑에서 컷오프됐다가 서울 동대문을에 다시 지원한 이혜훈 의원이 경선 대상에 포함됐다. 유승민계인 조해진 전 의원은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공천됐다.

공관위의 최근 결정에 대해 당 일각에서는 김형오 위원장의 영향력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말도 없지 않다.

최고야 best@donga.com·최우열 기자


#미래통합당#컷오프#공천관리위원회#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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