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이러스 잡는 게 제 팔자”…신간에 ‘정직·공정’ 강조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6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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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고 깨끗하면 인정받는 사회 만들어야"
"창업·정치 등 정직해도 성공한다 증명하고파"
"프랑스, 마크롱 주축 실용적 중도 정당 선택"
"폭주하는 이념 대결 종지부…대안 선택해야"

안철수 전 대표가 16일 “의사로서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잡다가 컴퓨터 바이러스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 잡고 있다고 말한 적 있다”며 “제 팔자가 바이러스를 잡는 팔자인 것 같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신간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의 독자 편지를 통해 “제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희망은 거창하지 않다”며 “정직하고 깨끗하면 인정받는 사회, 거짓말 안하고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 살고 떳떳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유럽 여러 나라를 다니며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위한 가능성과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면 사회는 그 방향으로 변한다”고 강조했다.

‘정직’과 ‘공정’을 강조했다. 그는 “의사를 그만두고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했을 때 품었던 꿈은 하나였다. 정직하고 깨끗해도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는 것”이라며 “당시는 기업이나 경영인이라면 흠도 좀 있고 법을 어겨도 당연하다는게 통념적인 시절이었지만 깨끗하고 정직하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회사를 창업했을 때처럼 정직하고 깨끗해도 정치 성과를 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소박하다고 생각한 꿈을 이루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대선 패배 후 제가 여론조작 최대 피해자였던 사실이 밝혀진 뒤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국가 운명을 좌우하는 선거를 정직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방법으로 더렵혀도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도핑에 대해선 엄격하지만”이라며 “정치를 하려면 흠도 좀 있고 법을 어겨도 당연하다는 게 여전히 일반적인 통념이다. 댓글 조작은 알지만 조작으로 만들어진 부정적 이미지는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독일에서 방문학자로 살던 경험을 거론하며 “이곳에서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면 정직”이라며 “거짓말하고 속이는 사람은 사회에 다시 발 붙이기 어려울 정도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적극 선의를 베푸는 사회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인에게 정직하고 깨끗하게 살아가고 싶던 제 꿈은 단지 꿈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언급했다.

안 전 대표는 “저처럼 멘탈 강한 사람도 힘든데 열심히 일하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받을 상처와 박탈감을 생각하면 우리 사회 구조는 매우 심각하다”며 “우리 사회에서 기본적인 약속과 정직, 공정과 원칙이 지켜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정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으레 흠도 좀 있고 법을 어겨도 괜찮은 게 아니라, 흠이 있으면 사과하고 법을 어겼으면 엄정하게 처벌받아야 한다”며 “공정과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데 그 어떤 좋은 정책을 실시한들 얼마나 지속되겠나”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에스토니아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가 운영을 투명하게 관리한 것, 핀란드 국민에게 자리잡은 ‘공유와 개방의 정신’ 등도 거론했다.

안 전 대표는 “이들처럼 되려고 바닥부터 다시 세우려고 하면 그 꿈이 이뤄지기까지 멀고 아득해 보인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물으며 “프랑스에스 국민의 힘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그는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았다”며 “프랑스도 우리처럼 경제와 노동, 불평등 문제 등으로 사회불신이 깊어진 상태였다. 기존의 두 거대 정당이 이 문제를 풀 것이란 희망을 접은 프랑스 국민들은 새 미래를 고민했고 마크롱이 주축이 된 실용적 중도 정당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용적 중도 정당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만능이란 얘기가 아니라, 폭주하는 이념 대결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선택을 할 때만이 문제가 해결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프랑스 국민들은 생각한 것이다”라고 부연했다.

안 전 대표는 “30여년 전 컴퓨터 바이러스 잡는 백신을 만들 때 새벽 3시에 일어나 6시까지 백신을 만든 기억이 생생하다”며 “고생해 만든 백신을 무료 보급한 이유는 단순했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 회사를 만들고 교수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익적인 마인드는 지금도 변함없는 내 삶의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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