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 수사’ 100일…檢, 수사팀 인력 보강해 속도 올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8일 21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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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올 4월 공직선거법 등의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폭행 감금 사건으로 고소 고발을 당한 여야 의원에 대해 수사한 지 18일로 100일이 됐다. 검찰은 9월 10일 이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으면서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 전에 사건을 신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수사 선상에 오른 여야 국회의원이 109명이나 되는 데다 이 중 59명을 차지하는 자유한국당 의원 대부분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수사가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이 사건 증거영상만 영화 1000편이 넘는 분량이어서 검찰이 이를 분석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조광환)는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에게 전화를 걸어 출석 의사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대상인 한국당 의원 59명 중 지금까지 조사를 받은 의원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3명이다. 검찰의 3차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정점식 의원이 가장 최근인 이달 4일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황교안 대표는 10월 1일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지만 현직 의원은 아니다.

검찰은 올 10월 18일과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방송에서 압수한 여야 5당의 의원총회와 최고위원회의를 촬영한 영상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의원들 간의 몸싸움 장면이 담긴 1.4TB 분량의 동영상도 경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해왔다. 검찰이 분석 중인 전체 증거 동영상은 약 3.8TB 분량인데 3시간 길이 영화 1100편에 해당하는 방대한 양이다.

검찰은 이 사건이 2013년 도입된 이른바 ‘국회선진화법(국회법상 국회회의 방해죄)’이 적용되는 첫 사례라는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대하는 같은 당 사법개혁특별위원을 교체하는 사·보임을 직권으로 단행한 것이 국회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 인원은 올 11월 기준으로 7명인데 이는 약 1년 전인 지난해 12월(4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많아진 것이다.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는 이 사건 수사를 위해 올 8월 수사 인력을 크게 늘렸고 이후로도 춘천지검으로부터 파견 검사를 지원받는 등 수사력을 보강해왔다. 남부지검 형사6부도 이 사건 수사를 돕고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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