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홍익인간’ 놓고도 여야 정쟁…“갈등조장” vs “법치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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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3일 1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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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여야는 제4351주년 개천절인 3일에도 서로를 향해 현 사태의 책임을 돌리며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이 개천절에 대규모 광화문 집회를 열며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단군의 ‘홍익인간(弘益人間)’ 이념을 계승해 건립한 대한민국의 법치와 자유민주주의를 정부여당이 무너뜨리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한국당을 겨냥해 “국민이 하나 되어야 할 개천절, 광화문 광장이 예고하고 있는 분열과 갈등은 연면한 역사의 가르침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나라, 사람 중심 사회를 지향하며 단군의 지혜를 이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고, 민주주의를 완성해가는 발걸음이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이롭게 하는 ‘나라다운 나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 또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공동 번영이라는 결실로 맺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성원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홍익인간 이념으로 시작돼 반만년을 이어 온 역사, ‘하늘을 열었다’는 자부심으로 만들어 온 나라, 대한민국”이라며 “하지만 국민은 법치와 자유민주주의가 무너지는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최악의 경제상황으로 중산층은 무너졌고, 국방부는 북한 도발을 옹호하고, 대통령은 범죄 피의자를 법무부장관에 임명하는 것도 모자라 비호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대한민국은 경제, 민생, 안보, 외교 모두 총체적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위대한 국민과 자부심의 역사가 사라지고, 권력을 앞세운 위정자의 오만과 독선만 가득하다”며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수천년을 이어온 홍익인간 이화세계(理化世界) 이념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민족의 하늘이 열린 지 4351주년이 되는 개천절이다. 반만년 역사가 시작된 뜻 깊은 날”이라며 “홍익인간의 의미를 되새기며 변화와 개혁에 앞장설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최 수석대변인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 이치로써 세상을 다스린다’(홍익인간 이화세계, 弘益人間 理化世界)는 단군이 나라를 처음 열 때, 기본 이념으로 삼은 덕목”이라며 “하지만 오늘날 정치는 편 가르기와 독선으로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만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소수만 이롭게 하는 정치는 그만돼야 한다. 공정하지 않고, 정의롭지 못한 정치는 추방돼야 한다”며 “변화와 개혁에 앞장서며 우리사회의 반칙과 특권을 타파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제1야당의 대표가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축하하는 국경일에, 같은 시간도 아니고 오후에 열리는 장외집회를 핑계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그냥 반대를 위한 반대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고 했다.

오 대변인은 “홍익인간의 정신을 이어 받아 올해 개천절 경축식 표어는 ‘모두가 함께, 세상을 이롭게’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되새겨야 할 말”이라며 “최근 몇 달 간의 극심한 대립과 논쟁이 결국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이롭게 했는지’ 국민들이 평가하고 역사가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제4351주년 개천절 경축식’에 참석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3시간 뒤 광화문에서 열린 범보수 ‘조국 파면 촉구 규탄대회’에 참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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