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셀프 개혁안’에 두 줄 입장 낸 靑…“이제 시작일 뿐”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1일 19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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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혁안 발표 이후 靑, 2시간5분 뒤 짧은 입장문 발표
"긍정적으로 평가…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 시작되길 기대"
내부에선 여전히 불충분 하다는 시각…"구체적으로 나와야"
여당은 직설적 평가절하…박주민 "검찰개혁 의지 읽기 부족"

검찰이 발표한 개혁안과 관련해 청와대는 1일 두 줄 분량의 긍정적인 입장을 표면적으로 내놨지만, 내부에서는 불만족스럽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청와대가 이날 낸 입장문에서 ‘개혁의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고 언급한 것 역시 실질적인 변화를 일궈낼 수 있는 구체적인 개혁안이 필요하다는 내부 분위기를 보여준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출입기자단에게 메시지를 보내 “검찰이 발표한 방안은 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국민이 바라는 검찰개혁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개혁안을 발표한 뒤 2시간 5분만에 나온 두 줄로 된 짧은 입장문이었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구체적인 검찰 개혁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 제외 특수부 폐지 ▲‘외부기관 파견검사’ 전원 복귀 ▲검사장 전용 차량 중단 조치 등의 내용을 담은 시행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검찰권의 행사 방식과 수사 관행, 조직 문화 등에 대한 개혁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다.

청와대는 검찰의 발표 직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문 대통령이 직접 검찰 개혁안을 만들라고 지시한 상황에서, 개혁안에 대해 일일이 청와대가 반응하고 나서는 데 대해 일각에서는 부담스러운 시각도 감지됐다.

검찰의 발표 후 2시간 5분 고민 끝에 두 줄의 짧은 반응이 나왔다. 구체적인 개혁안 마련에 앞서 일단 대통령의 지시에 부응했다는 측면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전날 구체적으로 검찰을 향해 지시를 했고, 검찰이 빨리 입장을 낸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내부에서는 불충분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 안은 불충분하다”며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구체적으로 (개혁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검이 국민과 검찰 구성원의 의견 수렴을 토대로 ‘인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검찰개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원론적 수준에 머무는 만큼 더 구체적인 수준의 안까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앞으로 더 지속적으로 노력해야된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검찰이 전임 문무일 총장이 추진해 온 개혁안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안을 성의 없이 내놨다는 반응도 있다.

문 전 총장은 재임 중 전국 41개 지청 특수전담과 일부 지검 특수부를 폐지하고, 대검 반부패부와 강력부를 통합하는 등 특별수사를 축소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정작 서울중앙지검에 4차장이 신설되는 등 실질적인 특수수사 규모는 줄지 않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따라서 윤 총장이 이날 내놓은 조치 역시 ‘보여주기’에 불과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당에서는 개혁안에 대해 직설적으로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표출됐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검찰이 어떻게 민주적 통제를 받을지 등에 대한 내용이 없는 등 근본적이고 철저한 검찰개혁 의지를 읽기는 부족하다”고 혹평했다.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대한 고민도 빠져 있는 등 구체적 내용도 부족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검찰권 행사방식, 수사관행, 조직문화 개선 방안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개혁방안을 제시하기를 기대하며, 별도로 인사, 감찰 등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에 있어서도 국회 등과 적극적으로 협의해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이번 발표가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도록, 검찰의 직접수사권이 폐지 혹은 대폭 축소되어 권한남용의 여지가 없어질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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