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文대통령 만나 방위비 인상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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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희생” 강조… 액수는 말 안해
정경두 국방엔 호르무즈 파병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이 본격화된 가운데 9일 취임 후 처음 방한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필요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에 앞서 “우리의 동맹을 더 강화시키고 상호안보(mutual security)를 보장하기 위해 더 나은 태세(better posture)를 갖추는 방안들에 대해 대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에게 방위비 인상과 관련한 얘기를 꺼냈으나 구체적인 인상액까지 언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회담 후 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삼촌의 한국전쟁 참전을 언급하며 “공동의 희생을 기반으로 한 한미 관계가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한미의 ‘공동 희생’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은 물론이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전략 참여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스퍼 장관은 문 대통령을 만난 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도 면담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퍼 장관은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의 관여 구상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가운데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위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에스퍼 장관은 국방장관 회담에선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기대한다며 사실상 파병을 요청했다. 정 장관은 “한국도 그 중요성을 알고 있고, 우리 국민과 선박도 (해협을 이용하고) 있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정 장관은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에 맞서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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