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황교안, 여야대표 회동 방식두고 ‘핑퐁게임’…판 깨지나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14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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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역제안→조건부제안 불구 양측 입장 평행선
“청와대-한국당, 각각 명분 확보…‘아쉬울 것 없다’ 해석도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경북 안동시 화성동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아 안동지역 유림과 여성, 청년단체 대표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오후 경북 안동시 화성동 경북유교문화회관을 찾아 안동지역 유림과 여성, 청년단체 대표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News1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여야 5당 대표 회동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대1 회동을 역제안하자, 청와대가 ‘5자 회동 후 양자 회동 가능’이라고 조건부 일대일 회동을 제시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선(先) 일대일 회동’을 요구하는 등 양측이 ‘핑퐁게임’을 펼치면서 회동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전날 여야 5당 대표 회동을 다시 제안하면서 ‘5자 회동 후 문 대통령과 황 대표 간 양자 회동’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그 문제(일대일 회담) 먼저 풀고 3자 회담, 5당 회담 하는 게 마땅하다“며 사실상 청와대 제안을 거절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해온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재가동도 ”여당·정부·청와대가 실질적으로 제1야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거부하고 있다. 원내교섭단체인 3당(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당은 여야 5당 대표 정례 회동인 ‘초월회’에도 불참했다. 문희상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마련된 회동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대표 회동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청와대가 ‘5자회담 후 양자 회동’이라는 카드를 추가로 내놨지만 한국당이 거절한 만큼 이후 또 다른 중재안을 제시한다고 해도 한국당 제안인 ‘선 일대일 회동’이 아니라면 회동 무산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적지않다.

한국당 내에선 황 대표가 청와대 제안에 역제안을 한 것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냈고 청와대도 황 대표를 회동으로 이끌기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제1야당 수장으로서의 위상을 각인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회동이 불발될시 청와대와 황 대표 양 측 모두 크게 잃을 건 없기 때문에 물러서기 힘든 극한대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5자 회동 무산의 책임론은 청와대와 한국당 양측 모두 짊어질 공산이 크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바라는 5자 회동에 참여할 경우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도 ”5자 회동은 정치공학적으로 제대로 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추경문제 등 현안들이 적잖이 쌓여 제1야당의 협조가 아쉽고 급한 건 청와대“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뿐 아니라 여야정 상설협의체도 상식과 격식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고집해 한국당을 외통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창렬 교수는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 후 일대일 회동하자고 양보를 했는데 한국당이 받아줘야 했다“며 ”또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라는 입장인데 청와대와 여당이 받아들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여야정 상설협의체는 3당이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는 등 한발씩 양보해서 정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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