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사퇴 촉구’에 ‘당직자 해촉’ 맞서…갈수록 내홍 고조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5일 0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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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파, 잇따라 반발 “굴러 온 돌…사당화 중단하라”
인사 통한 당내 통합 요원…청년 정당 강조도 브레이크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3/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5.3/뉴스1 © News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사퇴론에 관련 당직자 해촉이라는 칼을 꺼내 들자 5일 당의 내홍은 더욱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지난 3일 오후 지도부 총사퇴와 안철수·유승민 공동대표 체제를 요구한 전·현직 지역위원장 등의 행보에 대해 ‘계파 패권주의’라고 규정하고, 이에 동참한 정무직 당직자 13명을 해촉했다.

손 대표는 앞서 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도부 총사퇴 요구에 “어제 발표한 회견은 당헌·당규를 정면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당의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계파 패권주의를 부활시키겠다는 말로 들린다”며 징계 조치를 예고했다. 이에 대한 실행인 것이다.

손 대표는 3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자리에서 자신의 사퇴 촉구 결의문에 이름을 올린 바른정당 출신의 현명철 전략홍보위원장과 임호영 법률위원장을 즉시 해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당내 반발이 있자, 이를 고려한 듯 나머지 정무직 당직자들은 오후 6시에 해촉시켰다. 언론 보도가 이어지기 어려운 금요일 오후를 틈탄 것으로 해석된다.

류제화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진종설 장애인수석 부위원장, 송승준 광주시당 장애인위원장, 이옥수 여성부위원장, 유혜정 여성부위원장, 최원선·김정수·박부연·김익환·이승훈·오준환 부대변인 등 총 13명이 해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인사에 지도부 사퇴파는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 당내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금요일 오후에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공식 논평을 낸 것도 아니고, 이 상황에서 어떠한 입장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전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김철근 전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3일간 연휴를 앞두고 최고위원회의가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기습적으로 해촉했다”며 “당내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자, 당을 사유화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사퇴파 의원들도 손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바른정당 출신의 하태경 최고위원은 전날(4일) 페이스북에서 “자기 맘에 안드는 정무직 당직자들을 다른 최고위원들과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르는 것은 불법독재”라며 “모두 최고위 협의를 거처 임명된 사람들이기에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전 대표 측근 인사인 지상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구태한 ‘굴러온 돌’이 바르게 미래를 향하자는 ‘박힌 돌’을 빼낼 수는 없다”며 “더이상 당을 파괴하는 사당화 행위를 중단하고 당장 떠나라”고 촉구했다.

손 대표는 지난 9·2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수락 이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의 당내 통합 문제에 대해 공평한 인사를 통한 통합을 강조해왔다.

이번 해촉으로 바른정당계 정무직 당직자는 거의 대부분 자리를 잃었으며, 안철수 측 인사들도 일부 밀려났다. 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자신을 옹호하는 ‘호남계’ 인사를 앉히면서 인사를 통한 당내 통합은 요원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부대변인단 9명중 6명을 해촉해 바른미래당이 강조하던 청년 정당의 모습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각 정당의 부대변인은 현역 국회의원은 아니지만, 당의 미래를 대비한 인사로 비교적 젊은 인사들이 맡는 편이다. 이번에 해촉된 부대변인들도 대부분 3040 인사다. 김정수 전 부대변인(여, 24)은 당에서 청년 인사 영입 일환으로 적극 추진했던 바른토론배틀 우승자 출신이기도 하다.

한편 해촉된 당직자들은 주말새 대책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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