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선 참패’ 바른미래 내분 불길…이언주 중징계가 기름 붓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5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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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참패로 '지도부 사퇴론' 제기
바른정당계 "결단해야" vs 국민의당계 "흔들면 안 돼"
이언주 '당원권 정지 1년' 징계에 하태경 "위기 증폭"

바른미래당이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이후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선거 참배를 두고 지도부 책임 공방이 벌어지며 “갈라서자”는 말까지 나온 가운데, 이언주 의원이 ‘찌질하다’ 발언으로 중징계를 받으면서 내홍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뭉쳐서 이길 준비를 해야 한다”라며 “당을 흔들려는 일각 시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했다. 당내 일부가 제기하는 ‘지도부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바른정당계가 “결단이 필요하다”며 손학규 대표의 퇴진을 거듭 요구해 국민의당계 의원들과 설전이 벌어졌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우리 지도부는 즉시 모든 의원들이 조기 전당대회 준비하는 걸로 의견을 모아달라. 아니면 최소한 재심의 투표라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은희 최고위원도 “손학규 대표의 방식을 국민이 지금은 아니라고 하는 것이고, 손 대표가 결단을 해야한다. 바른미래당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 의원들은 손 대표를 엄호하고 나섰다.

김수민 의원은 “당대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몇몇 의원들의 내부 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고 국민들이 보기에 콩가루 정당으로 보이는 것”이라며 “떠날 사람 떠나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뜻 맞는 사람들과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 없는 단결을 해야 할 때”라며 강력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 발언에 의총장에서는 박수까지 터져나왔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현 지도부 체제를 끝내고 새출발하자” “비대위로 가자”는 바른정당계 의견과 “지도부를 흔들 거면 차라리 갈라서자” “단합하자”는 국민의당계 의원들 의견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 전 대표도 회의에 참석했으나 별다른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손학규 찌질이’ 발언으로 당 징계위에 회부된 이언주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징계처분이 내려지며 당내 전운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창원 성산에서 숙식하며 자기당 후보를 지원한 손학규 대표를 “찌질하다” “벽창호다”라고 비판한 이언주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1년 징계처분을 의결했다.

이언주 의원에 대해 중징계가 내려지며 내홍은 더욱 심각해질 조짐이다. 이 의원이 바른미래당 당적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어렵게 된 만큼 이 의원 탈당설이 재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의원은 당의 징계 절차 착수 배경에 선거제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한 ‘꼼수’가 있다고 본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론 채택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당원권 정지로 이 의원의 표결을 제한해 패스트트랙 처리를 강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도부 교체론’으로 당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보궐선거로 멈춰있던 선거제 패스트트랙 처리를 둔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간 대립이 다시 쟁점화되면 당의 구심력은 더욱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당의 독자생존을 모색하는 세력과 ‘보수통합’을 바라보는 세력간 주도권 싸움이 표면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탈당, 분당 수순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이 의원에 대한 징계 처분에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바른정당계 하태경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언주 의원 중징계 지나치다. 위기를 수습하는 게 아니라 악화시키는 것”이라며 “보선 참패 징계 1순위는 당 지도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총선이 1년 남았다는 점에서 사실상의 출당 조치”라며 “대표가 자신의 몸을 던져 당의 위기를 수습해야 할 상황인데 오히려 당의 위기를 증폭시키고 있어 무척 답답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이번에 치러진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총 9만4113표 가운데 45.21%(4만2159표)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재환 바른미래당 후보는 투표율 3.57%를 기록해 4위에 그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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