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창설 당시 전투기 ‘0’…70년 만에 최강 스텔스기 보유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30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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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35A 2대 청주기지 도착…2021년까지 40대 배치
1949년 창설 전투기 '無'…6·25 때 미국 F-51D 인수
1990~2000년대 4세대 전투기 KF-16·F15K 전력화
F-35A 방공망 피해 종심 정밀타격…KAMD 핵심
현대전, 스텔스 확보 여부가 공군 전투력 큰 영향

70년 전 전투기 한 대 없이 창설됐던 공군이 최강의 전략무기로 꼽히는 F-35A 스텔스기를 보유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루크 공군기지를 출발한 F-35A는 태극기를 품고 1만3800여㎞를 날아 29일 공군 청주기지에 착륙했다.

F-35A 2대가 도착하면서 공군은 4~5월께 전력화하는 등 올해 안에 10여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2021년까지 총 40대를 운용한다는 계획이다.

1949년 10월 창설한 공군은 2차 세계대전 때 미군이 쓰던 L-4 항공기 10대를 인수했다. 2인승 경비행기인 L-4는 무장 능력이 없는 항공기였다. 이후 L-5, T-6 등 3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했지만 연락기와 정찰기로 전투기는 단 한 대도 없었다.

공군 창설 이듬해 6·25전쟁이 발발했지만 38선을 넘어 밀고 내려오는 북한의 T-34 전차를 막을 방도가 없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군은 일본 이다츠케 기지로 조종사 10명을 급파해 미국에서 도입한 F-51D 무스탕 10대를 인수했다.

F-51D는 7월2일 현해탄을 건너 한국에 도착했고, 이튿날인 7월3일 전장으로 출격했다. 대한민국 최초로 전투기를 운용한 날로 공군은 매년 7월3일을 조종사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공군은 6·25전쟁 휴전 후 1955년 6월 F-86 세이버를 도입하면서 프로펠러 전투기 시대를 접고, 제트 전투기 시대를 맞았다. 1인승인 F-86 세이버는 아음속 전투기로 공군은 120여대를 운용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자유의 투사(Freedom Fighter)’라 불린 F-5A/B를 도입하면서 초음속 전투기 시대를 열었다. 공군은 1976년까지 F-5A/B 전투기 128대를 도입해 F-86을 대체했다.

1969년 8월에는 당시 최신예 전투기였던 F-4D 팬텀이 공군에 배치됐다. 당시에는 제조국인 미국과 영국·이란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F-4D를 들여오며, 당시 동북아에서 최강의 전투기를 품었다.

여기에는 1968년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정부는 북한의 MIG-21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F-4D가 필요하다며 미국에 집요하게 요구했다. F-4D 도입을 기점으로 북한군에 열세였던 공군 전력을 만회할 수 있었고, 1977년에는 F-4D의 성능 개량형인 F-4E 전폭기가 도입됐다.

1982년 9월 공군은 국내에서 조립 생산된 KF-5E/F 제공호를 도입해 처음으로 국산 초음속 전투기 시대를 열었다.

이후 1980년대 급속한 경제성장과 함께 공군도 전투기 현대화에 박차를 가했다. 한국형전투기사업(KFP)의 일환으로 F-16 40대를 미국에서 직수입했고, 1992~2004년 KF-16전투기 140대를 국내에서 조립·생산했다.

1990년대 들어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을 통해 F-4를 대체할 최신예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했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연기됐다.

정부는 일단 1차분으로 40대를 들여오기로 하고 경쟁을 통해 쌍발 전투기인 미국 보잉사의 F-15 슬램이글의 한국형 모델인 F-15K를 낙점했다.

F-15K를 도입하는데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지만 현재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하고 있다. 마하 2.5(시속 3060㎞)의 속력과 전투행동반경은 1500㎞로 독도를 비롯한 한반도 전역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대공, 공대지 등 가리지 않고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최근에는 최신예 정밀유도무기 타우러스를 장착했다. 무장 탑재 능력에 있어서는 여전히 현존 최강으로 꼽힌다.

그리고 마침내 공군은 창설 70년을 맞은 올해 5세대 전투기인 F-35A 2대를 보유하면서 꿈에 그리던 스텔스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이미 스텔스 전투기를 갖고 있는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강국과도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공군은 4~5월 중 F-35A 2대를 전력화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10여대를 실전배치하는 등 2021년까지 총 40대를 들여와 운영할 계획이다.

F-35A는 길이 15.7m, 높이 4.38m, 너비 10.7m다. 최대 속력 마하 1.8(음속의 1.6배), 초대 항속거리는 2170㎞로 전투행동반경은 1000㎞가 넘는다. 공대공미사일과 합동직격탄(JDAM), 소구경 정밀유도폭탄(SDB) 등 최대 8.2t의 무장 탑재력을 갖추고 있다.

F-35A 도입으로 공군의 작전개념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유사시 적의 종심을 타격하기 위해서는 지대공 미사일 등 방공망을 무력화시켜야 하는데 F-15K와 KF-16 등 주력 전투기는 무장 탑재 능력이 우수하지만 적의 레이더를 피할 수 없어 작전이 제한된다.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A는 적의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아 방공망을 피해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2017년 미국 공군이 네바다주 넬리스 공군기지 부근 상공에서 실시한 ‘레드 플래그’(Red Flag)에서 F-35A가 모의공중전에서 대항기로 나선 F-16 전투기 편대를 상대로 15대1이라는 격추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전에서 스텔스 전투기의 확보 여부가 공군 전투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가져오는지 보여주는 일례다.

F-35A와 F-15K, KF-16의 통합 운용으로 작전 능력이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연내 도입이 완료되는 공중급유기 KC-330 시그너스(Cygnus)의 지원을 받으면 무장 탑재 능력과 전투행동반경이 대폭 늘어난다.

독도와 이어도를 포함한 방공식별구역(KADIZ) 전역에서 보다 효과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해진다. 공중급유 시 독도는 90분, 이어도는 80분까지 기종과 작전 환경에 따라 3~4배 가량 작전 수행 시간이 늘어나고, 작전 반경도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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