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北대사관은 지금 ‘꽃단장’…베트남 공안 ‘접근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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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4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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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 얼룩 걷어내…김창선 행보도 ‘관심’
김정은 숙소는 어디? 멜리아 호텔 “여기 아니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맞이할 주베트남 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14일 하노이 레닌공원 인근에 있는 북한 대사관은 이른 오전부터 직원과 인부들로 붐볐다. 인부들은 사다리를 탄 채 3층 건물 외벽의 얼룩을 긁어내는 데 열중했다. 상앗빛 건물 곳곳엔 시꺼먼 얼룩이 져 낡은 느낌을 줬는데 때를 벗겨내고 ‘꽃단장’에 나선 것이다.

대사관 직원들은 마당에 나와 인부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하고 커다란 화분을 앞마당에서 이리저리 옮기는 모습이 담장 너머로 포착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베트남을 국빈방문하면 김 위원장이나 다른 북한 고위 관계자가 대사관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건물 개보수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본격적인 공사는 전날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커다란 트럭이 대형 사다리 여러 대와 페인트 등 각종 보수 자재를 싣고 대사관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우리 방송사들 카메라에 포착됐다.

북한 대사관은 최근 담장 바깥에 있는 게시판도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의 공연 장면, 고층 건물이 늘어선 려명거리, 종합병원, 김정은 위원장이 노동당 청사 집무실에서 신년사를 하는 모습 등으로 새로 꾸미기도 했다.

대사관 직원들은 이날 오전 8시쯤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는데 ‘북미정상회담 준비는 잘 되어가느냐’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하노이에 왔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부분 무표정으로 일절 답하지 않았다. 한 직원은 “미안합니다”라며 서둘러 들어갔다.

중요한 외교 일정을 앞둔 만큼 대외에는 말을 아끼고 김 위원장을 맞이할 준비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대사관 주변 경비도 한층 엄격해졌다. 많을 때는 3명의 베트남 공안이 대사관 앞을 지켰고 1명은 꾸준히 대사관 정문 앞에 선 채 취재진의 접근을 차단했다. 대사관 직원들이 출입할 땐 적극적으로 취재진의 몸을 밀어내며 막아섰다.

북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의 ‘집사’이자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국빈방문의 의전·경호를 총괄할 것으로 관측되는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부장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 때는 회담 보름 전인 5월28일 싱가포르에 입국, 이튿날부터 조 헤이긴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의전·경호 등을 협의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머물 숙소도 둘러봤다.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의 경호에 각별히 신경 쓰는 만큼 김 위원장 도착 전에 김 부장이 머물만한 숙소들을 둘러보고 확정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 김 부장의 모습은 하노이에서 언론에 포착되지 않았는데, 김 부장이 이미 하노이에 입국해 조용히 움직이고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의 숙소로는 크라운 플라자 호텔, 팬퍼시픽 호텔, 소피텔 호텔 등 다수 5성급 호텔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당초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해 묵었고 북한 대사관과 가까운 멜리아 호텔이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멜리아 호텔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의 일행(group)이 우리 호텔에 묵는 것은 맞다”면서도 “김 위원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 양측 관리들이 묵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멜리아 호텔은 25~28일 예약이 불가능한 상태다.

(하노이=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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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주베트남북한대사관에서 관계자들이 외벽 청소를 하고 있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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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14일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멜리아(Melia) 호텔. 이 호텔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 호텔 직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을 제외한 북측, 미국 측 관계자들이 예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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