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버락 오바마 ·스티브 잡스도 한부모 가정 출신” …송언석 돌려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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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7일 16시 44분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사진=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한부모 가족복지 시설 지원’의 전액 예산 삭감을 주장한 것과 관련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국가는 아이들이 차별받고 자라지 않도록 지속적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국 전(前) 대통령 버락 오바마와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를 언급하며 “세상을 한 번씩 움켜쥐고 흔들었던 인물이지만 이들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한부모 가정의 아이였다. 그러나 이들은 잘 성장해 공동체의식 속에서 세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했다”라고 운을 뗐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할머니 손에 자랐고, 잡스는 입양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한부모 가정 시설지원 예산삭감 보도가 계속해서 이어진다고 말한 그는 “국가는 아이들을 건강하게 길러내야 한다. ‘보육은 국가가 책임진다’는 철학이 스며있다면 이것은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한부모 가정 시설에 지원하는 예산에 대한 잘못된 자유한국당의 가치관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위원회에서 여성가족부(여가부)는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지원’ 사업 중 ‘시설 아이 돌봄 서비스 지원’ 사업 예산으로 61억 3800만원을 요청했다. 전국 125개 한부모 가족시설에 아이돌보미를 2명씩 파견해 아이를 돌봐주는 이 사업은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담당 상임위에서는 예결위에 예산을 올리기 전 17억1900만 원을 감액한 나머지 금액을 편성하는 데 합의했지만, 송 의원은 여가부가 요청한 61억 원 전액을 삭감해야한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는 “그동안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것을 갑자기 국가에서 해주겠다고 하는데, 물론 어려운 환경과 상황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동의하지만 모든 걸 국가가 책임지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기획재정부의 김용진 2차관이 “한부모 가정, 다른 말로 하면 미혼모 시설이다. 직원들이 방문을 했는데 공통적인 현상이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 보면 고아원에 가게 된다”며 읍소했음에도 송 의원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감성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는 것은 차후에 영향을 미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가장 취약하고 어려운 곳에 예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혼모 시설에 (아이들이) 방치돼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을 깎아서 예산에 균형을 이루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예산을 하고 정치를 하는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송 의원의 주장을 비판했다.

송언석 의원이 61억 원 규모의 한부모 가정 시설 지원 예산 전액 삭감을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또한 “사회의 사각지대를 보호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당신 월급 먼저 삭감하자” 등의 의견을 쏟아내며 분노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자신과 같은 정치인들이 정치의 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의 불신을 조성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할 것”이라며 “그 따위로 정치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직격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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