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북한 행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방남한 것과 ‘급’은 다르지만 유사점이 많다는 점이다.
리종혁의 경우 남북의 정상이 약속한 교황의 방북에 깊이 관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점, 김성혜는 최근 들어 ‘김여정 측근’으로 분류되는 무게감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김영남-김여정을 앞세웠던 지난 2월의 방남단과 유사한 면이 있다는 평가다. 이들이 나흘의 방남 기간 동안 당면 현안을 다룰 수 있다는 관측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통일부는 이날 “정부 차원의 만남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정부가 북측 방남단을 ‘안 만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기보다는 북측 인사들이 방남 후 보일 행보에 맞춰 대응하겠다는 차원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방남한 김여정 제1부부장 역시 서울 도착 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후에야 자신이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 했음을 밝힌 바 있다.
리종혁을 비롯한 이번 고위급 방남단 역시 김 위원장의 ‘특사’ 수준까진 아니지만 당국 간 대화를 위한 의미 있는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이 높다.
바티칸에서 공식 인정하고 있는 평양대교구장을 서울대교구장이 겸하고 있는 만큼 프란치스코 교황이 요청한 방북 초청장 전달 등 교황 방북과 관련한 협의를 추진할 수도 있다.
김성혜를 통해서는 북미 협상과 관련한 진척 사항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비공식 루트를 통한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통일전선부 등 ‘대남 사업’ 파트에서 핵심 실무자로 자리 잡은 김성혜는 이번 방남을 계기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한 협의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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