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사실상 고위급 회담…평양선언 신속 이행 논의

  • 뉴스1
  • 입력 2018년 10월 5일 19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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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도로 연결, 이산상봉, 산림·보건협력 등 논의
조명균 “의견교환…추진 방향에 남북 이견 없어”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대표단 회의’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5일 오후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고위급회담 대표단 회의’에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5일 평양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고위급회담 대표단 협의가 열렸다. 그간 판문점에서 진행돼 온 고위급 회담 성격이다.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하고 있는 당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6시쯤부터 고려호텔에서 약 55분간 고위급회담 대표단 협의를 진행했다.

우리 측에선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임상섭 산림청 산림정책국 국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 5명이 협의에 참여했다.

북측에선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리선권 위원장, 전종수 부위원장, 최명일 참사와 한상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위원, 박호영 국토환경성 부상 등 5명이 참여했다.

조 장관과 리 위원장은 올해 열린 4차례 고위급회담에서 각 남북 수석대표·대표단장의 역할을 맡아 합을 맞춰왔다.

조 장관은 “민족통일대회를 잘 치른 것은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을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는 데 있어서 큰, 중요한 첫걸음을 딛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어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속도를 더 내는 측면에서 오늘 고위급회담 대표단 회의를 갖게 됐다”며 “서로 간에 진지하게 중요한 결실을 낼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도 이날 협의에 대해 “준회담의 성격을 띤다”면서 북측 참여자들을 차례로 소개했다. 박 부상에 대해서는 “철도 및 도로 문제를 보고 있고 산림까지 (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보름 전에 북남수뇌상봉 행사가 진행되면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께서도 오시고 이러저러한 얘기가 계기 때마다 진행됐다”며 “북남 관계에서 협력 교류를 전담해 보는 부처 책임자들이 다 참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리 위원장은 “이 면담을 남측에서 요구했기 때문에 남측 의견을 듣고 우리가 답변을 드리는 방법으로 진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장관 역시 우리 측 참석자들을 소개했는데 “저희 구성은 철도 분야에서 국토교통부 차관이 오시려고 했는데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못 오셨다”며 “제가 다 논의할 수 있기 때문에 논의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협의를 마친 뒤 “여기가 정식 회담은 아니니까 어떤 걸 합의했다고 할 건 아닌데 이런 방향으로 해나가자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며 “후속 논의를 토대로 연락사무소를 통해 필요한 건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다 평양공동선언에 있는 것인데 이산가족도 있고 체육도 있고 대고려전도 있고 산림도 있었다”며 “각 분야별로 이런 방향으로 하자는 데 의견이 다른 게 없었다”고 밝혔다.

남북은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연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착공식을 갖기로 합의했다. 또 산림과 보건·의료 협력을 강화하고 이산가족 면회소를 개보수하며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도 추진하기로 했다.

남북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대고려전’에 북측이 소장 중인 문화재를 전시하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다.

조 장관은 고위급회담 일정을 확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분야별로 협의해야 할 게 있다”며 “고위급 회담을 오늘 한 것이나 비슷하지 않나. 정식회담이 아니어서 합의서가 안 나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철도·도로, 산림협력 등과 관련해 “분과회담을 할지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서) 통보하고 바로 이행을 할 것인지 앞으로 구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고위급회담 대표단 협의에선 조 장관이 지각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 장관이 회의 시작 시각인 오후 6시까지 회의장소에 도착하지 않자 리 위원장은 “단장부터 앞서야지 말이야”라고 언짢은 기색을 내비쳤다.

조 장관이 오후 6시3분쯤 모습을 나타내자 “북쪽에서 조평통 위원장이라는 게 할 일 없는 사람처럼 말이야. 일이 잘될 수가 없어”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이에 좌중에선 웃음이 터졌고 조 장관은 시계가 5시32분으로 잘못 가리키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평양·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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