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평화협정前 NLL 손 안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5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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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협상]장관 4명 연평도 동시방문
어민들 “中 불법조업 없도록 해야”, 송영무 “남북 긴장 해소되면 해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구체화하기 위해 관련 부처 장관들이 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연평부대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영춘 해양수산부, 조명균 통일부, 강경화 외교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국방부 제공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평화수역으로 만들자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을 구체화하기 위해 관련 부처 장관들이 5일 인천 옹진군 연평도 연평부대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김영춘 해양수산부, 조명균 통일부, 강경화 외교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국방부 제공
지난달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합의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방안을 놓고 관계부처 장관 4명이 이례적으로 한꺼번에 현장을 찾아 주민의견 청취에 나섰다. 또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경찰력을 동원해 제지하는 등 정부가 ‘판문점 선언’ 이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언문에 담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실행을 간접적으로 촉구하는 모양새다.

송영무 국방, 강경화 외교, 조명균 통일 등 외교안보부처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은 5일 서해 최북단인 연평도와 백령도를 찾았다. 어민들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나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한 걱정 없이 서북도서 어민 및 이 일대 북한 어민만 조업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강경화 장관은 “(NLL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해소해 남북이 자유롭게 어업 활동을 하게 되면 중국은 물론 제3국 선박이 안 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무 장관 역시 “NLL 문제는 남북 긴장만 해소되면 중국, 어로 등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리라 믿는다”고 답했다.

조명균 장관은 “NLL은 유지하는 게 기본 전제”라면서 “(남북) 공동어로든 평화수역이든 NLL을 바꾸는 것이 아니고, NLL은 완전히 남북관계가 달라지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모르겠지만 그 전에는 NLL을 손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건 1992년 남북 기본합의서에 있는 내용”이라며 “다시 논의하기 전까지는 NLL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재차 말했다. 조 장관의 발언은 그간 NLL을 인정하지 않은 북과 ‘NLL을 유지한 채로’ 충돌 방지 협상에 나선다는 것이어서 북한이 앞서 관련 입장 변화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확성기 방송 중단 합의도 빠르게 이행되고 있다. 군 당국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대북확성기 40여 대를 4일까지 모두 철거했고, 북은 이에 앞서 철거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은 남남 갈등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탈북자 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5일 경기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 주차장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지만 전단 살포 반대 단체의 집회와 경찰의 제지에 막혀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전단 살포를 공권력으로 막는 건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또 뚜렷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의 전단 살포를 정부가 막는다는 지적도 제기돼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비무장지대(DMZ)를 평화지대로 만들어 나가는 등 군사 문제 실무 협의를 위해 이달 내 열기로 한 남북 장성급(소장급) 군사회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 측은 당초 판문점 선언과 달리 국방장관 회담을 먼저 여는 방안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현역 장성이 나서서 민감한 군사적 합의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있었던 것. 이에 민간인 신분인 송 장관이 수석대표로 나가는 국방장관 회담을 먼저 진행해 군 최고 지휘자 간 화해 분위기를 먼저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한때 힘을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3일 열린 판문점 선언 이행추진위원회 첫 회의에서 “선언 내용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애초대로 장성급 회담을 먼저 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났다. 정부 소식통은 “회담의 급이 내부적으로 정리된 만큼 장성급 회담 개최에 속도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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