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의 중3과 고2 학생들 중 3%를 표집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국어 실력이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 비율이 전년도보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2 학생들의 경우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10.4%로 학업성취도 평가가 표집 평가 방식으로 전환된 2017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다. 중3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10.8%로 코로나 시기였던 2022년(11.3%)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중고교생의 문해력 저하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교육부는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 증가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정도는 아니라고 하지만 현장 교사들의 견해는 다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달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사 19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최근 5년 새 학생들의 문해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1분 미만의 짧은 영상 콘텐츠 시청과 인공지능(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성별, 지역별 문해력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남학생들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중3은 15.1%, 고2는 14.1%로 여학생들보다 2배 넘게 높았다. 지역 규모별로는 중3 학생들의 경우 대도시 지역 학생들(10.2%)보다 읍면 지역 학생들(13%)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게 나왔다.
문해력은 모든 배움의 기초가 되는 역량이다. 국내외 연구들에 따르면 책과 신문을 즐겨 읽는 학생들이 어휘력은 물론이고 수학 성적도 좋은 것으로 나온다. 언어와 수학 모두 상징에서 의미를 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평가에서 남학생들이 국어와 수학 모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높게 나온 것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독서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AI 시대일수록 문제를 정의하고 AI에게 제대로 질문한 뒤 도출된 결과의 맥락을 정확히 해석하는 모든 과정에서 문해력은 더욱 중요해진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과정부터 읽고 쓰기에 흥미를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모든 교육의 기초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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