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김정은, 솔직담백 예의발라”…참모진에 밝힌 뒷이야기 들어보니?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30일 18시 40분


코멘트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첫 인상에 대해 “솔직담백하고 예의가 바르다”고 밝혔다고 30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4·27 남북정상회담 후 첫 공식일정으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던 중 김 위원장의 인상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주영훈 경호처장이 전한 회담 뒷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호처장이 전한 이야기에 따르면, 남북 정상내외가 평화의집 로비 엘리베이터에서 만찬장으로 올라갈 때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이 먼저 타도록 손짓을 했다고 한다”며 “또 김 위원장은 리설주 여사가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하자 김정숙 여사가 먼저 타도록 리 여사의 손을 잡아끌더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화제가 됐던 ‘도보다리 산책’ 영상에 대해 “그렇게 좋을 줄 몰랐다. 내가 봐도 좋더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보다리 산책에서 대화를 나눌 때는 대화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돌아볼 수 없었다. 회담이 끝난 뒤 청와대에 돌아와 방송을 보니, 정말 조용하고 새소리가 나는 그 광경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것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며 “비무장지대를 잘 보전하면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큰 자산이 돼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도보다리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묻고 문 대통령이 답하는 방식으로 대화가 진행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농구 마니아’로 알려진 김 위원장이 회담에서 농구 교류를 제안한 사실도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회담에서 “‘경평축구’보다는 농구부터 (교류)하자”라며 “세계 최장신인 리명훈 선수가 있을 때만 해도 우리(북한)가 강했는데, 리 선수가 은퇴한 뒤 약해졌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이제 남한에 상대가 안 될 것 같다”며 “남한에는 2m가 넘는 선수들이 많죠”라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 간 직통전화(핫라인)에 대한 얘기도 오갔다. 김 위원장이 “언제든 걸면 받는 전화인가”라고 묻고, 문 대통령이 “그런 건 아니다. 서로 미리 사전에 실무자끼리 약속 잡아놓고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 기념식수에 사용된 백두산 흙에 대해선 “그냥 삽으로 퍼서 가져온 것이 아니고, 정성이 담긴 흙이더라”라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 흙이 그냥 흙이 아니다. 백두산은 화산재로 덮여 있어 백두교에서 장군봉 마루까지 흙이 없다”며 “흙을 가져오기 위해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만경초라는 풀을 뽑아, 그 뿌리에 묻어있는 흙을 털어서 모아왔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정상회담에 참여한 북측 인사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문 대통령에게 설명한 내용이라고 한다.

북한의 표준시 조정이 남북 정상회담 당일 전격적으로 결정된 사실도 확인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 위원장이 ‘북한 표준시’ 조정 문제를 거론할 당시 자신의 옆에 앉아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미리 알고 있었는지를 물었고, 이에 김 부부장은 “저도 여기서 처음 듣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