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준비委, 靑-통일부 주축… 총리-경제장관은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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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비핵화 외교전]임종석 등 靑실장 3명 모두 포함
총괄간사 조명균, 의제담당 천해성… 2007년과 달리 경협 논의 배제
판문점서 열려 경호 부담도 줄어, 靑 “당일치기… 정상 2번 만날수도”

청와대가 15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위원장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구성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했다. 청와대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보다 준비위원회 조직을 작게 편성해 빠르고 효율적인 논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임 실장을 비롯해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실장급 3명을 모두 준비위에 포함시켜 내각이 아닌 청와대 중심으로 정상회담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 남북뿐 아니라 북-미 정상회담까지 고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준비위원회는 임종석 실장이 위원장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총괄 간사를 맡는다”고 밝혔다. 위원으로는 장 실장과 정 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 참여해 총 8명이다.

강 장관의 참여는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5월에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까지 고려한 조치다. 청와대는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사전 무대라는 성격도 있어 정 실장과 강 장관은 준비 과정에서 백악관과의 협력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북, 대미 특사단에서 외교부가 철저히 배제되면서 나온 ‘강경화 패싱’을 감안한 점도 있다. 송 장관이 포함된 것은 군사적 긴장 완화에 대한 논의를 염두에 둔 것이다. 대북 특사단으로 평양에 다녀온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은 위원으로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준비위원회 회의마다 배석한다.

준비위원회는 산하에 의제, 소통·홍보, 운영지원 등 3개 분과를 두기로 했다. 각 분과의 분과장은 방북해 김정은을 만났던 천해성 통일부 차관(의제)을 비롯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비서관(소통·홍보), 김상균 국정원 2차장(운영지원)이 맡는다.

○ 2007년 2차 정상회담에 비해 ‘슬림화’

문재인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았던 2007년 2차 정상회담 준비위는 추진위원회, 기획단, 사무처로 구성됐다. 추진위원회 확대회의에는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법무부 장관, 문화관광부 장관 등 각 분야 내각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하지만 이번 준비위원회에 총리, 부총리는 포함되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정부와 청와대를 융합해 체계적이고 실질적으로 일을 추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평양을 방문했던 2007년과 달리 이번에는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 집에서 정상회담이 열리기 때문에 경호·의전 등 실무 준비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경제 부처 장관들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07년에는 남북 경협이 큰 주제 중 하나였지만, 이번에는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해 경제 협력을 바로 논의하기는 쉽지 않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당일치기 출퇴근’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의 핵심은 천해성 차관이 이끄는 의제 분과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핵화, 남북 교류,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세 가지 큰 틀에서 세부 의제가 선정될 것”이라며 “선정된 의제를 북한과 조율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은 ‘당일치기’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은 회담 당일 판문점 평화의 집으로 와 회담을 마친 뒤 돌아간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하루 동안 진행하기로 합의했는데 두 정상이 만나는 자리가 한 번이 될지 오전, 오후 두 차례가 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양에서 열렸던 2000년, 2007년 정상회담은 모두 2박 3일 동안 진행됐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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