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피전략은 허구” 진화… 트럼프는 탈북자 초청 대북 압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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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미국) 정책은 바뀐 게 없다. 여전히 최대의 압박(maximum pressure) 정책이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코피 터뜨리기(bloody nose·제한적인 대북 선제 군사공격)’ 전략에 대한 많은 얘기가 있다. 정부가 선호하는 정책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대답했다. 그는 “(코피 터뜨리기가 아니라) 외교가 우리가 선호하는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코피 터뜨리기’에 대한 워싱턴 정가와 언론, 동맹국인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자 일단 사태를 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 美, ‘빅터 차’와 ‘코피 터뜨리기’ 파문 수습에 분주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관리도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코피 터뜨리기) 표현은 언론의 (지어낸) 허구(That phrase is a fiction of the press)”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우리(미국)는 끊임없이 군사적, 비군사적 폭넓은 선택 방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피 터뜨리기’란 표현이 정부의 공식 용어가 아닐 뿐, 대북 군사옵션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날 나워트 대변인은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주한 미국대사 내정이 전격적으로 철회된 사태에 대해서도 “그(빅터 차)가 차기 주한 대사로 갈 것처럼 언론이 앞서갔지만 사실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공식) 지명된 적이 없다. 대사 지명은 백악관의 권한이다. 백악관이 그 자리(주한 대사)에 갈 사람을 확보하면 우리는 그를 (공식) 지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 석좌가 틸러슨 장관이 추천했고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까지 끝난 인물일지라도, 인준안을 미 상원에 보내기 직전 절차인 백악관의 정식 ‘지명(nomination)’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이번 낙마 사태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 미 언론, “‘포스트 평창’이 걱정된다”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당장 대북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더라도 평창 겨울올림픽 이후 북한이 도발할 경우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대북 메시지가 충분히 걱정스럽다. 전쟁을 위한 사례(근거)를 축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NYT는 다른 기사에서 “백악관이 군사행동을 향해 너무 성급하게 움직여 국방부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정연설 때 탈북자 지성호 씨(36)를 소개하며 북한 정권의 잔악성을 강조한 데 이어, 2일엔 탈북자 9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면담함으로써 대북 압박을 더욱 본격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무기는 바로 탈북자”라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탈북자 면담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 정권 교체로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미 현직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과 면담한 것은 2006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저지를 위한 대북 압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조은아 기자
#코피전략#트럼프#대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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