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내가 철새면 김대중·노무현도 철새”…이재명 “감히, 모욕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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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2월 2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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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재명 성남시장·남경필 경기도지사/동아일보DB
사진=이재명 성남시장·남경필 경기도지사/동아일보DB
이재명 성남시장은 2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향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모욕하지 말라”고 일갈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날 보도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도 (1990년 3당 합당에 반대해) ‘꼬마 민주당’을 만들었다가 나중에는 민주당으로 다시 돌아왔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당을 여러 번 만들었다”며 “내가 철새면 노무현·김대중도 철새냐”라고 주장한 것에 격분한 것.

이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 지사가 자신을 삼국지 조조에 과잉 비유하더니 이제는 가도 너무 많이 갔다.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 헌신하신 김대중 노무현 두 분과 자신을 어찌 감히 동일시 하는가?”라며 “민주진영에겐 불쾌감만 줄 뿐이고 본인의 정치역사에도 부끄러움만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이어 남 지사가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됐을 당시와 새누리당을 탈당할 당시의 발언을 비교하며 남 지사가 시류에 따라 태도를 손바닥 뒤집듯이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에 따르면 남 지사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대한민국도 새누리당도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 반드시 승리해 우리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내겠다. 대통령에게 용기와 지혜와 힘을 몰아 드리자’, ‘경기도의 아들 남경필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반면 2016년 11월 새누리당 탈당 시엔 ‘국민은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공범이라고 말한다. 죽을죄를 지었다고 자복하고 처벌을 기다려도 모자랄 판. 그런데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내가 뭘 잘못했냐고 기고만장하다’, ‘새누리당 의원 한분 한분은 역사와 국민 앞에서 자기의견을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 탄핵에 찬성한다, 반대한다를 분명하게 밝혀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오래 되지도 않았다. 탄핵에 반대했던 당시 새누리당 의원들이 한 명이라도 사퇴했는가? 반성했는가?”라며 “지사님께서는 자신이 변한 건 없다고 하지만 국민의 눈으로 보면 지사님은 시류와 유불리에 따라 새털처럼 빠르고 가볍게 처신을 바꾼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냥 차라리 ‘선거 앞두고 어쩔 수 없이 부패세력이라도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하면 동정이라도 받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이 시장은 “굳은 신념과 철학으로 평생을 목숨 바쳐가며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신 두 분을 남 지사님 개인 영달을 위한 변명수단으로 가벼이 입에 담지 말라”며 “그건 이 나라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와 두 분에 대한 모독”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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