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1월 백악관내 이상기류 포착… ‘조속 부임’ 요청에 美 “진행중” 답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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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차 낙마 파장]소식통 “빅터 차 낙마 예상 못해”

우리 정부가 지난달 적어도 두 차례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사진)의 주한 미국대사 부임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했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올해 초 워싱턴의 비공식 채널을 통해 차 석좌 내정과 관련해 부정적인 소식을 접했다. 지명 철회까지는 아니지만 백악관 내 일부가 반대하고 있다는 것. 이 소식통은 “당초 예정대로라면 부임 절차가 한창이어야 할 지난달 차 석좌의 검증 절차가 멈춰 섰다는 얘기도 돌았다”고 말했다. 차 석좌의 몇몇 지인도 이런 소식을 우리 정부에 전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미 측에 차 석좌의 대사 부임 절차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진행 상황도 문의했다. 하지만 미국으로부터 “진행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식의 답변만 돌아왔다는 것. 이후에도 어떤 상황인지에 대한 추가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소식통은 “차 석좌의 부임이 평창 올림픽 이후로 늦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솔직히 지명 철회라는 결정이 나올 줄은 (정부 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리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문의까지 했지만 미국이 차 석좌에 대한 결정적인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에서, 평창을 계기로 한미 공조에 불협화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한편 지명 철회 배경과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차 석좌가 백악관 일부 강경파와 대북 정책과 관련해 실제 이견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지명 철회 결정으로 이어지기까진 또 다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려 있는 만큼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에게 강한 충성심을 가진 사람을 원하는 것 같다. 차 석좌는 이런 항목에서 의문부호를 받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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