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박용만 찾아가 ‘재계 달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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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의 국회 비판 다음날 전격 회동… “기업 찾아 대화” 14일 LG 첫 방문
박용만 “기업 진출 막는 허들 규제 풀어달라”
김동연 “재계 제언집, 대통령께 일독 권했다”

한달도 안돼 다시 만난 김동연-박용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8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또 만났다. 김 부총리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풀어달라”는 박 회장의 건의를 듣고 내주부터 기업을 
돌며 기업인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한달도 안돼 다시 만난 김동연-박용만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8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또 만났다. 김 부총리는 “기업의 성장을 위해 규제를 풀어달라”는 박 회장의 건의를 듣고 내주부터 기업을 돌며 기업인들을 만나겠다고 약속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예정에 없이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만나 다음 주부터 기업 현장을 직접 찾겠다는 약속도 했다. 박 회장이 국회를 찾아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한 기업 현장의 혼란이 ‘입법부의 책임’이라는 강성 발언을 쏟아낸 지 하루 만이다.

김 부총리는 박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혁신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기존 중소기업, 대기업도 현 정부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난번 전달해 주신 제언집을 국무회의에서 모든 국무위원에게 전달했다”며 “제가 바로 대통령 옆자리에 앉기 때문에 따로 말씀드려 꼭 읽어보시라고 일독을 권해드렸다”고 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부총리를 만나 재계가 정부에 바라는 요구사항을 담은 제언집을 전달한 바 있다.

박 회장은 김 부총리의 발언에 “(기업이) 일을 벌이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 규제가 있었다면 없애주고, 허들에 막혀 새로 진출하기 어렵게 돼 있는 것도 풀어 달라. 가급적 기업들이 일을 많이 벌여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모두 일자리를 유지하고 만드는 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김 부총리는 “다음 주부터 기업들을 찾아가겠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산업 분야를 차별하지 않고 만나겠다”고 했다. 첫 방문 기업은 LG다. 김 부총리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14일 서울 영등포구 LG트윈타워를 방문할 예정이다. 향후 기업 방문 일정은 대한상의가 조율한 뒤 기재부가 선택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부총리와 박 회장의 회동은 전날 저녁 늦게야 결정됐다. 7일 박 회장이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만나 “기업들의 절박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 단축 입법이 되지 않는다면 입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자 기재부에서 대한상의에 급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재계 달래기’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으로 성난 기업 여론을 달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김 부총리가 재계를 달래기 위한 소방수로 나섰다고 문제가 해결되거나 달라질 게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입법안이 무산된 것도 여당 내 친노동계 의원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여당 집행부도 손을 든 의원들을 설득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김 부총리의 이날 방문도 ‘퍼포먼스’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박용만#김동연#국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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